많은 이들이 ‘디스플레이’라는 단어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백화점이나 거리에서 상품을 진열해 놓은 쇼윈도일 것이다. 매장 상품의 장점과 특징을 한 눈에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기업이나 점주들은 투자와 정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윈도 쇼핑’이라는 단어를 연상하게 해주는 이런 의미도 물론 ‘디스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기술 분야에서는 디지털화된 다양한 정보를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게 화면으로 표시해주는 것을 디스플레이라는 단어의 뜻으로 사용한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디스플레이 기기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더 우리 생활에 밀착돼 있다.
거실이나 방ㆍ사무실마다 놓여 있는 TV를 가장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기기라 할 수 있다. 노트북컴퓨터, 자동차에 부착된 내비게이션, 휴대폰의 문자 및 그림을 보여주는 화면, 저울에 부착된 무게 표시 화면 등.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각종 형태의 디스플레이 기기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법을 적용한 제품이 쏟아지면서 사람들이 걷고 있는 바닥면에 광고나 정보가 흐르기도 하고 초대형 프로젝터를 통해 한순간도 정보기기로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의 디스플레이 기기 생산국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세계적인 추세인 평면 디스플레이 패널의 경우 지난해 우리나라가 생산한 금액은 308억달러로 전 세계 생산액 752억달러의 37.5%를 차지했다. 국내 생산액 308억달러 가운데 270억달러를 해외로 수출했으며 이는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8%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 만족만 하고 있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끊임 없이 발전하고 있는 기술을 우리가 선도해야 후발 추격자들을 따돌릴 수 있다. 낮은 장비나 소재ㆍ부품 등의 국산화율도 높여야 하고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 생산이 가능한 생산라인도 적기에 갖춰 나가야 한다. 1등 하기도 어렵지만 1등을 유지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말이 그래서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