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가 리포트] 오바마도 '회전문 인사' 좋아하네

취임초 월가 임원들 향해 "살찐 고양이' 비난하더니 2기 들어서며 대거 중용

지난 2009년 금융위기의 소용돌이속에서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계와 공직을 오가는 '회전문인사(Revolving Door)'의 종지부를 찍겠다고 밝혔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공직을 주물렀던 월가와 날카롭게 대립했고, 월가 임원들에게 '살찐 고양이'라는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행정부에는 여전히 월가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기 행정부를 출범하면서 시티그룹에서 일했던 제이콥 루를 재무장관으로 중용했고, 월가의 금융회사들을 감쌌던 로펌 '데버보이즈 앤 플림프턴'의 메리 조 화이트 변호사를 금융계를 감독하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수장을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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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직뿐 아니라, 규제당국의 일반직원들 사이에서도 '회전문 인사'는 빈번하다. 정부감시 프로젝트(POGO)는 지난달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제출 받은 정부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1년부터 2010년까지 SEC 출신자 400여명이 2,000건에 달하는 취업공시를 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SEC에서 퇴직한 지 2년이 되지 않아 민간 금융기관으로 옮길 경우 취업공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POGO는 "드러난 민간 취업공시는 빙산을 일각일 뿐"이라며 월가와 규제당국 사이의 '회전문 인사'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회전문 인사의 폐단을 막기 위해 세금을 물리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즉 공직에 있다가 민간기업으로 가서 고액의 연봉을 받을 경우, 그 차액에 대해 일정기간 50%가 넘는 고율의 세금을 물리자는 것이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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