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별'들의 베이커리 중국대첩

천송이의 파리바게뜨냐 도민준의 뚜레쥬르냐

후발주자 뚜레쥬르, 프리미엄 전략·김수현 앞세워 큰 인기

터줏대감 파리바게뜨 전지현으로 맞불… 매장도 대폭 리뉴얼



지난 2006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에 둥지를 튼 터줏대감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지난달 말 9년 만에 급작스럽게 문을 닫았다. 바로 건너편에 라이벌 뚜레쥬르가 정통 유럽 베이커리 카페 콘셉트인 '뚜레쥬르 브랑제리&비스트로'를 오픈해 시범운영한 지 일주일 만이다.

후발주자 뚜레쥬르는 베이징의 대표적인 핵심 상권인 왕징에 뒤늦게 진출하면서 소득수준 향상으로 여유소비를 즐기는 중국 중산층을 겨냥해 국내보다 30%가량 비싼 '프리미엄 카페'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국에서 뚜레쥬르는 2004년 앞서 진출한 파리바게뜨(124개)의 3분의1 수준인 45개 매장만 운영 중이어서 보다 차별화된 전략이 급선무였고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가 바로 고급화 전략이었던 것.

뚜레쥬르의 한 관계자는 "파리바게뜨가 처음에는 뚜레쥬르 브랑제리가 과연 중국 시장에서 통하겠냐며 반신반의하는 모습을 보였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예상치 않게 하루 1,000명이 넘는 고객들로 신규 매장이 발 디딜 틈이 없자 곧바로 리뉴얼 작업에 들어갔다"고 귀띔했다.


파리바게뜨 왕징 매장은 베이징 가운데서도 2006년 일찌감치 진출해 매일 1,000명 이상의 고객이 모여들며 가장 잘되는 매장으로 꼽히는 등 파리바게뜨가 공을 들인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 제대로 자존심을 구기자 파리바게뜨는 오는 5월5일 대대적인 리뉴얼 오픈을 통해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새로 문을 여는 매장은 최신 트렌드를 가미해 인테리어·소품·포장재·그릇 등을 고급화시켜 일반 매장과의 차별화를 도모할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왕징 대첩'에서 보듯이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거대한 중국 대륙에 한국의 고급 베이커리 문화를 심으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각종 규제에 밀려 정체와 포화 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현실에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에 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커리 시장은 현지인들의 소비수준이 높아지면서 입맛의 서양화와 고급화가 심화돼 매년 10%씩 성장 중이다. 특히 베이징·상하이 같은 핵심 지역의 주요 상권은 30%씩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양사의 한 치 양보 없는 신경전은 '별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수현을 모델로 한 뚜레쥬르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덕분에 대박을 치자 파리바게뜨도 얼마 전 한국에서 전지현을 모델로 영입하며 맞불 작전에 들어간 것.

뚜레쥬르는 2012년 12월부터 김수현을 모델로 기용해 국내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던 차에 별그대가 크게 히트를 치며 현지에서 김수현 팬들이 뚜레쥬르 빵을 사기 위해 매장에서 수백m씩 줄을 서는 등 매출이 최대 74%까지 늘었다.

이를 지켜본 파리바게뜨도 지난달 27일 뒤늦게 전지현을 새 모델로 발탁하고 중국에서의 활동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뚜레쥬르의 '김수현 앓이'에 '전지현 노믹스'로 맞선 파리바게뜨는 전지현이 영화 '베를린' 등에서 이미 한류스타로 이름값이 높아 파급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보물과 신제품 개발에 전지현을 적극 활용할 경우 매출은 물론 기존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전지현 모델 기용이 현지에서의 가맹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