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트래픽 폭주 원인등 여전히 '오리무중'

■ LG유플러스 '불통 사태' 해명 했지만…<br>"기지국 점검때문 복구 지연", 업계 "헤드쿼터문젠데…" 의문<br>전문가들 "해킹도 배제못해", "통신망 용량 역부족" 지적도

LG유플러스는 3일 전일의 무선인터넷 불통사태에 대한 해명에 나섰으나"트래픽 급증에 따른 것으로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혀 가입자들의 원성을 샀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기지국 장비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제 DB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전국적인 무선인터넷 불통의 원인으로 '갑작스러운 데이터 트래픽 폭주'를 꼽았다. 아직 LG유플러스가 "더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라 누구도 단정적인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석연찮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트래픽이 폭주한 사이트 ▦트래픽 폭주의 원인 ▦복구에 한나절 가까이 걸린 이유 등을 최대 의문점으로 꼽고 있다. ◇갑자기 트래픽이 폭주한 사이트는 어디=LG유플러스는 아직 트래픽이 급증한 사이트가 어디라고 지목하지 못하고 있다. 망에 과부하를 준 착신 시도 150만건이 어디서 왔는지 일일이 조사하는 데 1, 2주일은 걸릴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착신 시도는 이용자 간, 기기와 기지국 간에 메시지를 주고받기에 앞서 상대방이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 보내는 일종의 신호를 뜻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150만건의 착신 시도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는 것은 발신지가 구글이나 카카오톡 같은 '주요 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보통 카카오톡이나 구글 등에서 발생하는 착신 시도라면 LG유플러스에서 곧바로 알 수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경우 이용자 수가 많고 착신 시도도 잦기 때문에 이동통신사에서 일상적으로 이들의 트래픽 추이를 모니터링하기 때문이다. ◇트래픽 급증의 원인은=하지만 주요 사업자가 아닌 이용자 수가 적은 사이트나 서비스에서 이 같은 착신 시도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누구도 아직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평소에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었던 곳에서 어떻게 트래픽을 급증시켰는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아직 해킹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염흥열 한국정보보호학회장은 "평소보다 5배 이상 많은 트래픽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해커들의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일반PC보다 악성코드를 감염시키기가 더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일반적으로 해킹의 경우 돈, 명예, 정치적 목적 등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번 사태는 이해가 잘 안 된다"며 "사회혼란을 목표로 했을 수도 있지만 아직은 추측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LG유플러스의 통신망 자체가 이번 사태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150만건의 착신 시도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라며 "LG유플러스의 2세대(2G) 이동통신망 자체가 수용 용량이 많지 않았던데다 장애에 대응하는 능력도 부족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4세대(4G) 통신망을 구축하다 기존 2G망을 잘못 건드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복구 오래 걸린 이유는=LG유플러스의 복구 작업은 2일 오전8시부터 오후5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저녁에도 여전히 무선인터넷이 안 된다는 가입자가 눈에 띄었다. LG유플러스는 이처럼 복구 작업이 오래 걸린 데 대해 "전체 망에 부하를 주지 않고 과부하가 걸린 기지국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순차적으로 복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장애를 일으킨 LG유플러스의 통신망 관련 장비는 무선인터넷을 수용하는 PDSN (Packet Data Serving Node)과 기지국을 통제하는 BSC(Base Station Controller)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일종의 중앙 제어장치 격으로 이들 장비가 고장이 났는데 기지국을 하나하나 고칠 필요는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헤드쿼터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왜 기지국 하나하나를 고쳤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앞으로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8, 9월에 PDSN 장비의 용량을 늘리기로 했다. 데이터 트래픽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는 또 비정상적인 트래픽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스마트폰과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기지국과 주고 받는 착신 시도 등이 급증할 경우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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