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사업을 키워라.'세계적인 화섬 경기 침체로 화섬업계가 만성적인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효성은 해외 곳곳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며 화섬 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 성장의 비결은 '1등 사업'에만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다는 '선택과 집중'의 경영 전략이다.
효성은 기존 사업 분야에서 수익이 없는 사업 부문은 과감하게 정리한다는 'No Profit, No Business'원칙에 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이중 타이어코드지와 스판덱스 부문은 효성의 핵심 전략 사업으로 세계 1위를 바라보고 있다.
◆ PET 타이어코드지 세계 1위
타이어코드지는 타이어의 형태와 기능을 보강해주는 내부 보강재. 타이어코드가 없다면 자동차의 고무 타이어는 달릴 수 없다.
용도에 따라 폴리에스터와 스틸, 나일론 코드로 구분되는데 효성은 이 세 종류의 타이어코드지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효성은 지난 98년까지만 해도 규모면에서 미국의 얼라이드시그널사나 네덜란드의 아코디스사에 훨씬 못 미쳤으나 이제 타이어코드지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
효성의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지 생산 능력은 연간 6만8,000톤. 지난해 울산에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공장에 연산 1만7,000톤 규모의 증설을 완료하면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지는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나일론과 스틸 코드지 분야에서도 각각 세계 4위와 세계 7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은 현재 전체 생산량 중 60%를 북미와 일본 등으로 직접 수출하고 있다. 국내 업체에 판매, 완제품을 통해 수출하는 물량까지 포함한다면 효성의 수출 물량은 97%.
전세계 타이어 5개 중 1개는 사실상 효성의 제품이다.
이처럼 효성이 타이어코드지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은 기존 섬유 사업 중에서 부가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연간 3%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는 분야이기 때문.
세계 시장 규모면에서도 현재 80억 달러로 상당히 커지고 있다. 효성은 지난 98년 이 부문에서 매출 3,670억원을 거뒀으며 지난해에는 4,053억원, 올해는 5,500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중국과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수출지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굿이어나 미셸린 등 세계적인 타이어업체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 그룹의 핵심사업 부문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 스판덱스, 중국 시장 공략
효성은 독자 개발한 스판덱스로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중국 저장성에 위치한 연산 3,650톤 규모의 공장이 12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오는 2003년까지 연8,000만톤 규모의 설비 확충도 계획하고 있다.
효성이 중국 시장에 주력하는 것은 현지 스판덱스 수요가 매년 15%씩 고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 특히 중국이 연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판덱스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품목. 중국 등 후발주자들이 쉽사리 따라올 수 없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효성의 스판덱스 생산능력은 연 3만4,000톤으로 미국 듀폰에 이어 세계 2위. 효성은 앞으로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의 수출을 확대, 스판덱스 생산 규모 5만톤, 시장점유율 25%의 업체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최원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