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3대 권력이 숨긴 한국경제 맨얼굴

경제쇼(김광수 지음, 왕의서재 펴냄)<br>경제활동 대부분은 화려한 쇼 왜곡된 진실이 부실·혼란 불러<br>경제학자 양심으로 고발한 45가지 현상 본질·해법 제시


우리는 불황이라는 상황자체에 익숙해져 버렸다. 최근 신문이나 방송, 일반 저작들에 나오는 글에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라는 전제가 붙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면 왜 이렇게 불황이 계속되고 있고 회복이 더딘가. 정부 등이 내놓은 수많은 정책ㆍ대책은 효과를 보고 있는가. 아픈 사람이 약을 먹고 견디는 것처럼 한국 경제도 영양제를 맞고 지탱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가, 아니면 회복 중인가. 궁극적으로 이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정부나 기업, 언론들은 어떤 행태를 보이고 있는가.

'경제쇼'는 이 같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현상들, 특히 경제현상을 냉철하게 까발리고 있다. 국가의 경제정책, 기업의 경제활동 대부분이 화려하게 치장된 볼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제쇼'라는 것이다. 저자인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은 "경제학자의 양심으로 고발하고 쾌도난마로 본질과 해법을 찾겠다"고 일갈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진실이 왜곡된 사례를 조목조목 비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라고 봤다. 아파트 투기 광풍이 시작됐을 때 '묻지마 투자'라든지 '불패 신화'와 같은 말들이 대 유행했었는데 언론들의 선동 보도가 한 몫했다고 꼬집는다. 게다가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는 정부마저 2012년 말 부동산 투기거품이 꺼질 때 '바닥을 다지고 있습니다. 지금이 살 절호의 시기입니다.'라는 거짓말을 늘어놓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사업성이 있다고 둔갑한 '4대강 사업'이나 실업률 3%로 가려진 '일자리 문제' 등도 똑같은 사례로 지적한다.


저자가 걱정하는 것은 진실이 왜곡된 이후다. 이미 진실이 왜곡돼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면 그때부터는 누가 더 힘이 세냐 즉 기득권에 의해 진실이 더욱 뒤틀어진다고 강조한다. 일반인들도 진실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다. 이미 왜곡된 거짓정보에 물려서 잘못된 선택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도 상황의 참여자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잘못되고 거짓인줄 알면서도 자신이 손해보지 않으려고 진실을 왜곡하는 쪽에 서버리게 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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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연히 이러한 진실왜곡이나 외면이 영원이 지속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진실 왜곡으로 경제전체의 자원배분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부실과 경제적 혼란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사건이 터질 때는 이미 늦었다. 일본, 미국, 그리고 유럽의 금융위기와 경제위기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쇼'는 이러한 국가의 무지와 과장, 대기업의 횡포와 엄살, 언론의 침묵과 왜곡 등 3대 권력이 만드는 경제쇼 45가지를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전ㆍ월세난, 예견된 미래 ▲고속도로 개통으로 부동산프리미엄이 붙었다고? ▲국민연금이 노후를 보장한다? ▲대형할인점이 동네 슈퍼마켓을 죽인다는 착각 ▲대한민국 IT산업의 물 건너간 장미빛 미래 등이다.

저자 김광수씨는 '정직하고 도덕적인 지식의 생산기관'이라는 모토로 2000년 김광수경제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기관이나 기업과는 독립적이며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 책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매주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해 기획 편집했다고 한다. 1만4,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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