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의 해`
계미년을 맞이하는 양띠 여성CEO들의 의지가 다부지다. 특히 67년생 양띠 여성CEO들은 여성기업계에서 40대 이상의 선배들과 30대 초반의 후배들을 이어주는 `허리`역할을 맡고있고, 가장 활동적으로 사업을 펼치는 연령대인 만큼 이들의 올 한해 행보가 주목된다.
67년생 동갑내기인 담배제조업체 구강물산의 주미화 사장, 전시대행업체 케마의 구경숙 사장, 유아용 애니메이션업체 아툰즈의 이진희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 각자의 사업분야는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계미년은 회사가 한단계 발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민간담배 `이프(if)`로 유명한 구강물산의 주미화 사장은 올해 신제품을 선보이고, 수출도 시작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흑자전환에 도전한다. 구강물산은 지난해 290억원 매출에도 불구하고 경남지역 판매망 종업원들과의 불화, 경쟁사들의 심한 견제 등으로 인해 소액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새로운 고객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대기업 종합상사와 연계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368억원 매출에 53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겨냥하고 있다.
구강물산은 2001년 7월 한국담배인삼공사의 담배제조 독점권이 폐지된 직후 민간 업체로는 처음으로 담배 `이프(if)`를 내놓아 화제가 됐던 회사다. `이프`는 화학품 대신 감초, 인삼, 탁주 등의 자연효소를 사용해 독성을 제거한 저니코틴 저타르 담배라는 게 회사측 설명. 현재 이 담배제조 기술은 86개국에 국제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 받았고, 지난해 특허청이 선정한 100대 특허우수상품에 뽑히기도 했다.
중국인이었던 주 사장은 김재인 구강물산 회장과 결혼해 수년 전 한국국적을 취득했다. 김 회장은 담배 생산기지인 중국 운남성 쿤밍궐련창과의 대외업무 및 기술개발을 전담하고, 주 사장은 국내외영업 및 경영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구경숙 케마 사장은 98년부터 몸담아 온 해외전시대행 업무의 경험을 살려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할만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올해 안에 국내외 6개 업체와 제휴해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문화와 기업의 우수성을 알리는 로드쇼를 열 계획이다”며 “그 동안 전시대행업을 해오면서 항상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만 맡아왔지만,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는 전면에서 국내 전시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97년 설립된 케마는 이듬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방송ㆍ통신장비 전시회 `커뮤닉아시아` 에 최초로 한국관을 구성해 해외전시회를 대행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커뮤닉아시아`는 98년 당시 국내에서는 몇몇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데 그칠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전시회였지만 지금은 LG, 삼성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형국제전시회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58개국에서 1,400여 업체가 참여해 아시아지역의 대표 방송ㆍ통신전시회로 자리잡았다. 케마는 이외에도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 국방부가 주최한 방위산업전시회를 대행했고, 같은 해 9월 부산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엑스포도 행사를 대행하는 등 능력을 인정 받았다.
유아용 캐릭터 및 컨텐츠 제작사 아툰즈의 이진희 사장은 올해 사업다각화를 통해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새해 사업계획을 밝혔다. 아툰즈는 자체 제작한 13편짜리 유아용 플래시 애니메이션 `스윗월드 베베스`를 국내 굴지의 교육교재 방문판매업체에 공급하고, 지난해 EBS에서 방송됐던 `우당탕탕 재동이네`를 2월 3일부터 애니메이션 케이블 채널인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또한 투니버스, 다음, 네이트, 모바일서비스 등에 온라인 아바타 캐릭터를 공급하는 한편, 캐릭터 라이선싱을 통해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7억원에 그쳤던 매출을 올해는 2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올해는 그 동안 만들었던 작품들을 상품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라며 “유아용 컨텐츠를 제작하는 전문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6살의 적잖은 나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양띠 여성기업인들. 이들이 올해를 `그들의 해`로 만들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