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투자 부진·수출전선 빨간불/종합상사 ‘이중고’

◎원화절하 수출증대효과 미미/“올 목표달성도 어렵다” 울상『해외투자를 위한 자금도 없는데다 투자할 사업도 마땅치 않아 고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원화절하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도 미미해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등 국내 7대종합상사 관계자들이 털어 놓은 애로점들이다. 벌어들이는 돈도 없고 새로 전개할 사업도 없다는 것이다. 종합상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다는 것. 이에 따라 신규투자는 물론이고 이미 벌여놓은 사업에도 신경쓸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는 한보에 이은 기아사태의 영향으로 국가신인도가 급격히 추락함에 따라 해외에서 자금조달이 거의 불가능한데다 조달금리가 너무 비싸 리스크를 감수하고 해외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새로 투자할 사업을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으나 최근에는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없어 특별히 리스크가 없는 사업만 선별적으로 골라 착수하고 있다』면서 『자금조달도 어렵고 마땅한 투자대상도 없는 마당에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동남아지역의 통화위기도 종합상사들의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주력시장인 동남아지역의 통화불안으로 돈이 될만한 지역에서의 신규투자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종합상사들은 기존사업은 유지하고 새로운 사업은 가능한한 억제하겠다는 소극적인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원화절하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가 생각한 만큼 크지 않다는 것도 종합상사들을 어렵게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산업구조가 모든 원부자재를 수입해야만 하는 「대외의존형」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건비수준도 너무 높아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증가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수출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비중이 높은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LG상사 등은 올해초에 수출목표를 상당히 하향조정했지만 달성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A상사 관계자는 『주력품목의 수출이 되살아 나지 않는데다 상반기 호조를 보인 금 중개무역마저도 정부의 규제가 강화돼 크게 위축된 상태라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서 『수출을 늘리라는 독려도 이제는 공염불로 들린다』고 하소연했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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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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