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탈 때마다 ‘이 큰 비행기가 어떻게 뜰까. 어떤 사람이 이렇게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 냈을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을 한다. 과학발전은 눈부시고 빠르게 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요즘엔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안경 쓰는 아이들이 많다. 지난해 전국 초중고생 11만명을 검사한 결과를 보면 이미 안경을 쓰고 있는 초등학생이 12.7%, 안경을 써야 될 정도로 나쁜 학생이 15.7%나 됐다.
요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력검사를 하다 보면 우리가 쓰는 안경은 언제부터 끼게 됐는지,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 궁금해진다. 정확한 문헌이 없어 알 수 없으나 이탈리아 플로렌스 지방에 있는 공동묘지 비문에 있는 내용으로 발명자를 추측하고 있다.
그 비문엔 '플로렌스에 살았던 안경발명자 Salvino d'Armato degli Armati 여기 잠들다. 신이여 그를 용서하소서’라고 새겨져 있다. 정말로 Salvino d'Armato degli Armati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안경을 발명했는지는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안경이 만들어진 시기가 13세기 후반으로 이탈리아의 한 도시인 것이 유력하다.
중국 문헌에는 13세기네 안경을 사용한 기록이 있어 안경을 처음 만든 곳이 중국이라는 설도 있으나 이는 당시 실크로드를 통해 이탈리아에서 건너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엔 안경이 생활 필수품이고 흔한 게 되었지만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의 기록에 중국 귀족들은 안경을 고급 액세서리로 여겼다.
우리나라에는 안경이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한 기록이 없다. 다만 임진왜란 전인 1580년경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정조실록에 안경이 200년 전에 들어왔다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요즘같이 고급 소재들이 발명되지 않았던 시절에 안경은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오래된 안경그림을 통해 추정하기로 나무나 동물 뼈로 만든 안경테에 수정이나 유리로 만든 렌즈를 넣은 단안경 두 개를 못으로 연결했다. 이 후 안경테가 점점 발달해서 15세기경에는 두 개의 단안경을 브리지로 연결한 것이 등장했고 16세기경엔 안경이 널리 보급되어 여러 가지 독특한 형태의 안경이 등장했다.
예를 들면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손잡이가 달린 안경이나 외알안경(monocle)이 성행했다. 현재 안경다리를 귀에 걸 수 있게 된 시기는 1850년 이후이며 이 시기에 무테안경도 등장했다. 또 안경테 재료로 금속을 사용한 것은 1600년대이며 1868년 개발된 플라스틱이 안경테로 사용되어 무게를 줄이는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이렇게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된 안경이 지금은 어딜 가도 흔하고 불편 없이 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윤호병원안과원장ㆍ의학박사 www.pluslasi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