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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8,000원짜리 와이셔츠를 사봤어요."
롯데그룹과의 재계약으로 후원 대박을 터뜨린 김효주(19)는 여전히 알뜰한 소녀였다. 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계약식을 마친 뒤 김효주는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써본 가장 많은 금액이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소 거의 돈을 쓰지 않아 별명이 '짠순이'라고 소개한 그가 13만8,000원의 '거금'을 들인 것도 스윙코치의 생일 선물을 사는 데 사용한 것이었다. "(골프웨어 이외의) 사복이 별로 없다"는 김효주는 "최근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카디건을 골랐는데 30만원인 가격을 보고는 곧바로 포기했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블루칩' 김효주는 이날 계약 연장으로 오는 2019년까지 롯데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게 됐다. 5년 동안 매년 13억원의 지원금에다 성적에 따른 별도 인센티브를 주는 국내 선수 최고 수준의 조건이다. 총 65억원의 지원금에는 투어 활동에 필요한 부대비용이 포함됐으며 인센티브는 우승 때 상금의 70%, 5위 이내 입상 때 상금의 30%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는 김효주는 LPGA 투어 상금랭킹 1위(3억원), 세계랭킹 1위(5억원), 그랜드슬램(10억원)을 달성하면 추가 보너스도 받을 수 있다. 2014시즌 11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은 김효주는 상금 규모가 큰 LPGA 투어 활동으로 인센티브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의류·용품 계약 등을 합치면 앞으로 5년간 수입이 많게는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2년 10월 프로 데뷔와 함께 롯데그룹과 후원계약을 맺었던 김효주는 그해 말 KLPGA 투어 현대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해 실력을 입증했다. 지난해에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한국 여자 오픈 등 국내 3개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5승을 올렸다. 또 LPGA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올 시즌 KLPGA 투어 상금왕, 대상, 평균타수,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4관왕에 오른 김효주는 "올 한 해 정말 많은 성과를 이뤄 기쁘고 재계약을 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내년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커졌는데 부담 갖지 않고 즐기면서 국내와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일 일본으로 가 여자골프 한일 대항전(6~7일)에 출전하는 그는 이달 중순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