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창투조합, 경기침체속 과잉 중복투자가 원인

■ 부실배경과 대책창투조합들의 부실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서울경제신문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조합은 정부에서 출자해 상대적으로 견실하다고 평가 받는 곳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실제로 중기청에서는 출자 조합중 해산조합의 수익성이 높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조합의 건전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실제 조사에서는 극히 일부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투자조합에서 부실 기업들이 발견돼 이러한 주장을 무색케 한다. ◇추가 부실 우려 현재 자료에 나타난 95개 창투조합 투자기업중 부도를 낸 곳 또는 전액 자본잠식상태에 있는 곳은 약 29개사 정도. 사실 벤처캐피털의 입장에서 투자기업중 부도율이 약 2% 수준이면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기업들이 부실 징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창투조합이 투자한 기업중 자본잠식과 경영적자를 기록한 곳이 무려 230여곳에 달한다. 즉 투자기업 4곳중 1곳은 부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중 117개 기업은 자기자본액이 자본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영상태가 매우 안 좋았다. ◇중복투자가 화 자초 창투조합 투자기업의 지난해 실적 분석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일업체에 대한 중복투자 현상이다. 2000년말부터 벤처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기업 발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벤처캐피털들이 몇몇 기업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중 상당수가 경영악화를 겪으면서 투자조합의 부실 도미노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M사로부터 두 번을 비롯, D사와 E사 등 모두 3개 창투조합으로부터 10억여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던 I사는 지난해 자본금을 50% 가량 잠식당한 상태며 창투사 C사와 H사로부터 동시 투자를 받은 바 있는 L사도 2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1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금이 70% 이상 훼손된 H사의 경우에도 J창투와 D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특히 자본 완전잠식 상태에 있는 T사에는 B, D 두개 창투조합이 투자를 해 원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투자취소 등 대책 마련 골몰 상황이 이렇게 되자 원금손실을 우려해 해당기업에 대한 투자금을 조기 회수 또는 취소하는 창투조합이 늘고 있다. B 창투사의 경우 투자한지 불과 1년도 안된 M, J, V 사 등 3개 업체에 대해 투자를 취소하고 전액 회수했으며, H사는 2억5,000만원을 전환사채(CB)로 투자했던 바이오업체 B사에 대해 청산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아예 회수 자체가 불가능해 회계상 손실, 또는 감액 처리한 창투사도 있다. M사는 이미 H사와 S사에 대해 이미 감액처리를 했으며 D사도 마찬가지의 조치를 취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솔직히 창투사들이 회사 이미지 때문에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많은 투자조합들이 코스닥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조기 청산에 들어간 조합들은 대부분 적자 투성이 펀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송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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