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에서 소니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던 삼성전자가 지난 1ㆍ4분기에 승기를 거머쥐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NPD는 “1ㆍ4분기 미국 디지털 TV 시장에서 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21.2%의 점유율로 16.7%를 기록한 일본의 소니를 여유 있게 제쳤다”고 5일 밝혔다. LG전자(6.6%), 샤프(6.5%), 파나소닉(5.4%)이 그 다음을 이었다. 소니의 터무니없는 가격인하 정책으로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LCD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19.4%를 기록하며 소니(18.3%)를 따돌렸다. 이밖에 샤프가 7.7%, LG전자는 6.4%, 도시바는 5.6%를 차지했다. 지난해 저가 공세로 깜짝 1위에 올랐던 미국의 비지오는 삼성전자가 예견한 대로 소니의 저가 공략을 견뎌내지 못하고 4.2%의 점유율을 보이며 6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가 TV업체의 글로벌 전쟁터로 통하는 미국시장에서 초반부터 판매량 정상을 기록함에 따라 3년 연속 TV 제왕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올해가 삼성이 세계 TV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히느냐 여부를 결정짓는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저가 전략을 앞세운 소니와의 점유율 격차를 벌이겠다고 밝혔었다. 삼성은 되레 소니의 저가 정책 덕을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소니의 저가 물량 공세로 LCD TV 수요가 늘어 오히려 마켓 점유율이 높아졌다”며 “일선 현장에서 강자는 더욱 강해지고 비지오 등과 같은 약자는 더욱 약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사의 LCD TV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9.2%에서 올 1ㆍ4분기에는 37.7%로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6.0%에서 19.4%로, 소니는 13.2%에서 18.3%롤 각각 점유율을 확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TV 시장에서 1위를 지켜낸 것에 대해 “TOC(Touch OfColor) 디자인의 ‘보르도 650’ 등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춘 신제품이 큰 호응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스포츠ㆍ자선ㆍ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