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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金脈 현장을 가다] 한전·발전5사, 中企와 해외 동반진출
한국, 뛰어난 기술력 앞세워 '대박' 터졌다 中企 기술력에 대기업 브랜드파워 접목해 잇단 수출대박한전, 中企 연구비용까지 지원… 독창적 장비 개발 말聯·美 공급중부발전은 하나에버텍과 상생… 印尼에 장비 추천·수출 등 결실수출촉진회 후원도 中企에 단비… 올 UAE·사우디 등 14國서 개최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중부발전 직원들이 해외 현장에서 현지 직원들과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력으로 만든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 공기업들이 해외에서 운영 중인 발전소에 중소기업 제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해 도입하게 하는 등 동반진출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제공=중부발전
초정밀 다기능 지하시설물 탐지시스템은 위성위치추적시스템인 GPS를 이용해 지중 전력 케이블이 매설된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 오ㆍ굴착 등에 따른 전력케이블 절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첨단 장비다. 국내 중소기업인 이우티이씨가 개발한 이 장비를 최근 말레이시아 전력청(TNB)이 도입해 전력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말레이시아에 단 한 명의 연고도 없던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쾌거를 거둔 배경에는 국내 대형 공기업의 도움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1년간 이우티이씨를 지원해 이 장비를 개발했다. 연구비용 총 4억2,000만원 가운데 70%를 웃도는 자금을 지원했다. 이후 이 사업을 전력설비 수출시범프로젝트로 채택해 말레이시아 전력청에 수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김훈 한국전력 기술수출지원팀 부장은 "한전에서 먼저 이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을 검증한 뒤 우리나라처럼 지중 설비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로 담당자를 보내 도입을 권유했다"며 "말레이시아 전력청에서도 반응이 좋아 조만간 수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공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서 대ㆍ중소 해외 동반진출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대기업의 판매망 및 브랜드 파워를 접목해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공동 사업은 단순한 '이익 나누기' 수준을 넘어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과 함께 4건의 해외 동반진출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고 있는 한전은 최근 미국에서 또 다른 낭보를 들었다.
국내 중소기업인 인디스디앤아이가 미국 뉴욕의 대형 배전회사인 콘에디슨사의 정식 납품업체로 등록됐다는 소식이다. 국내 전력 업체가 미국 회사에 정식 판매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디스디앤아이의 제품은 초음파로 배전설비를 진단하는 장비다. 한전이 지난해 해외 수출촉진회를 통해 이를 홍보했고 미국의 대형 배전회사가 전격적으로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김 부장은 "중소기업은 기술력이 좋아도 해외에서 신뢰를 얻기 힘들지만 미국에서도 한전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한전이 신뢰하는 기자재라고 하면 수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해외 동반진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곳은 한전뿐만이 아니다. 발전 5사 중 하나인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알짜배기 동반진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부발전이 운영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탄중자티발전소 3ㆍ4호기에는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 하나에버택의 보일러튜브누설감지기(BTLD)가 도입됐다. 이는 발전기 보일러 튜브가 누설되는지 감지해 발전소 사고를 초기에 막고 정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비.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에 하나에버택 장비를 추천하자 인도네시아 전력공사(PLN)는 최근 자사 소유의 모든 발전소에 이 장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기기 사용 확산을 위해 하나에버택을 대신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말 그대로 대박 수준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부발전은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 현지에 협력 업체를 위한 공동지사도 세울 예정이다. 개별 협력업체가 해외 지사를 세울 여력이 없는 만큼 중부발전의 지원하에 공동의 지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두헌 중부발전 탄중자티발전소 법인장은 "중부발전 동반성장팀에서 이를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협력업체는 이 공동지사를 십분 활용해 인도네시아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부발전은 최근 해외 사업을 오는 2020년까지 두 배로 확장한다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동반진출을 위해 우수한 중소기업과 관계를 돈독하게 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우디 담수청에 납품 입찰에 들어간 협력 업체 에너토크를 적극 지원해 200만달러의 납품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다양한 국가에서 한전과 발전5사, KOTRA 등이 합동으로 주관하는 수출촉진회도 중소기업에는 가뭄 속 단비와 같은 든든한 후원사업이다. 이는 한전이 개발한 중소기업 해외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한전과 발전사ㆍKOTRA 등이 해외에서 프로모션하고 계약이 이뤄질 때까지 피드백하는 시장개척 사업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총 16개국에서 아홉 차례에 걸쳐 수출촉진회가 열렸으며 상담 현장에서 2,600만달러의 수출계약이 이뤄졌다. 한전과 발전사 등은 올해에도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14개국에서 수출촉진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