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흐름이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5,400억달러를 투입, 단기자금 시장에 개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FRB가 단기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매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FRB가 CP시장 개입을 통해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기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이다. 신문은 펀드상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펀드자산 매입을 망설이고 있어 뮤추얼 펀드들이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RB는 이날 성명을 통해 머니마켓투자펀드기구(MMIFF)라는 특별 기구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만기 90일 이내의 CP와 CD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FRB는 이 기구를 내년 4월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FRB가 매입할 CP와 CD 규모는 총 통해 5,4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계획은 미 재무부의 구제금융안에 빠졌다가 새로 추가됐다.
FRB는 단기자금 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지난 9일 CP 시장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CP는 기업들이 단기 운전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고, CD는 은행이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다.
FRB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로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개선되면 은행간 대출은 물론 기업과 가계에 대한 자금 흐름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주로 유통되는 CP와 CD는 최근 금융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통 물량이 줄고 신규 발행은 물론 차환 발행까지 어려워졌다.
특히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의 예금한도보장을 늘리는 바람에 CP를 가장 많이 인수하는 MMF에서 자금인출(펀드런)이 발생하면서 CP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 보통 3조3,000억 달러규모의 MMF에서는 지난 8월 이후 5,000억 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FRB 관계자는 "최근 몇 주 동안 뮤추얼펀드와 다른 금융회사들이 환매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려고 하더라도 자산 매각이 쉽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단기자금 시장의 신용경색이 풀리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