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국가정보원에 폭력혐의로 22일 붙잡힌 러시아 마피아 두목 트로피모프 발레리(TROFIMOV VALERI·41)씨는 지난 96년부터 한국을 드나든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부산시 동구 초량동에 위장 무역회사까지 차리는 등 한국내 거점을 마련하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경찰에 따르면 발레리씨는 러시아 캄차카지역 최대 마피아조직인 샤텐로브스카야(일명 샤텐)의 실질적 두목중 1명으로 러시아연방의 수배를 받아오던 「거물」로 지난 5월 러시아 국제수사부에서 인터폴을 통해 한국경찰에 수배의뢰까지 해놓은 인물이다.
경찰에 드러난 발레리씨의 국내에서의 범죄행각은 러시아 무역과 관련한 무역업체끼리의 소송에 관여해 납치, 감금, 협박 등 해결사 노릇을 해온 것에 불과하나 러시아 마피아의 본격활동을 위한 준비작업이었다는 점에서 치안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경찰은 발레리씨의 개인예금통장에 1회 25만~75만달러의 외화가 수시로 입금됐으며 일부는 미국 뉴욕으로 송금된 사실, 위장 무역회사의 예금통장으로도 거액의 외화 입출금이 잦았던 사실로 미뤄 거점확보 작업이 상당부분 진척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 마피아들이 국내진입을 노리는 것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연방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범죄와의 전쟁」으로 더이상 러시아내에서 활동이 여의치않게되면서 아시아 등으로 활동무대를 넓히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부산=류흥걸 기자 HKRYU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