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계속 번영의 오아시스(OASIS OF PROSPERITY)로 남을 것이다」「현재의 과도한 부(富)는 일종의 거품현상으로 곧 꺼질 것이다」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회의에서 가장 뜨거운 토론의 주제는 미국의 경제호황 지속 여부였다. 아시아 등 세계 경기가 악화된 가운데서도 미국만이 이에 아랑곳없이 독야청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초호황국면은 특히 세계 각국의 경제불황이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시대에선 쉽게 이해되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경제장관들과 기업인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미국의 초호황 경제와 이의 지속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현재로선 미국의 호황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경제의 각종 지표들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4·4분기에 베트남 전쟁 이후 분기별로는 최고치인 5.6%의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올 1·4분기에도 당초 예상보다 높은 3.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림참조
특히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이미 9,000을 넘어서 사상 처음으로 1만대 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지난해 실업률 예상치도 5.0%로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재닛 옐렌 미국 경제자문위원회(CEA)위원장이 1일 『미국 경제는 지난 8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했으며, 앞으로도 둔화될 조짐이 없다』며 장기호황을 예고한 것도 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제가 곧 끝날 것이란 지적도 적지않다. 특히 미국의 초호황경기가 미국의 실력 때문이 아니라 국민들이 소득을 앞선 과소비에 따른 것으로 소비를 줄이면 고도성장은 한순간에 꺾일 것이란 분석이다. 또 미국의 과소비는 주식상승 등 부수적인 수입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미국의 주가가 예상보다 폭등하는 거품 현상이 짙어 이 역시 언제 꺼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 국민들의 소득은 전년에 비해 5%가 늘어 4년 연속 증가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이 93년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임금노동자들의 소득은 6.7%가 증가한 반면 농민들의 소득은 오히려 23.6%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지출증가율은 소득증가율을 넘는 5.7%를 기록, 94년 이래 가장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이같은 과소비로 지난해 미국의 저축률은 30년대 대공황시대 이후 65년만에최저 수준인 0.5%에 머물렀다. 지난 96년 2.9%, 97년 2.1%였으나 98년에는 후반기 4개월간 0% 수준에 머물렀으며 12월에는 연중 두번째로 마이너스 0.1%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의 풍요가 거품일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앨랜 그린스펀 FRB의장을 비롯 미국 경제전문가들이 잇따라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우려에서다. 그린스펀은 최근 『인터넷 주식을 중심으로 한 주가폭등은 비정상적이다』고 경고했고, 컴퓨터업계의 제왕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 회장도 지난달 31일 스위스 다보스회의에서 『미국의 인터넷 관련 주식들이 지나치게 높게 평가돼 있다』며 『인터넷관련 주에 투자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올해 미국 경제가 얼마나 높은 성장을 할 수 있느냐와 세계 경제위기의 확산 여부가 장기호황을 판가름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