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죽전점에 국내 첫 애플숍 오픈… 애플 손잡은 이마트

매장 구성부터 운영까지 애플 담당

"죽전점 매출 60% 이상 증가" 기대

이마트, 롯데마트와 가전 차별화

애플은 좁아진 입지 확대 돌파구로

이마트가 애플과 손잡고 애플 제품 전문매장인 '애플숍'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세에 밀려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애플과 롯데마트의 하이마트 인수로 위기감이 높아진 이마트의 전략적 제휴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오는 3일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 이마트 죽전점에 국내 1호 애플숍 매장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기존에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애플 제품을 판매한 적은 있으나 애플숍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애플숍 개장으로 이마트 죽전점 매출이 올 하반기 6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마트와 애플의 협업이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전문매장은 애플이 운영에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애플스토어 △애플숍 △애플프리미엄판매점(APR) △애플공인판매점(AAR) 4가지로 구분된다. 이중 애플프리미엄판매점과 애플공인판매점은 애플이 사실상 제품만 공급하는 단순 판매점에 가깝고 애플숍은 애플이 매장 구성부터 운영까지 총괄한다. 애플스토어는 애플숍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애플이 매장을 직접 보유하고 경영까지 담당하는 직영점이다.


이번에 들어서는 애플숍은 이마트가 직영하는 형태로 운영되지만 매장 인테리어와 집기 배열, 상품 진열 등을 모두 애플이 담당하고 애플 본사에서 선발한 판매 직원도 상주한다. 대신 애플숍 매출에 따라 이마트가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는다. 그간 애플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도 애플스토어와 애플숍을 선보였지만 유독 한국 시장은 외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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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애플과 손잡고 애플숍을 선보인다는 점에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0년 국내에 '아이폰 열풍'이 불자 컨시어지(SK네트웍스), 프리스비(금강제화), 에이팜(신세계), 에이샵(맥게이트), 윌리스(피치밸리)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앞다퉈 애플 판매점을 열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거두고 있어서다. SK네트웍스 자회사 LCNC가 운영했던 컨시어지는 매출 부진으로 시장에서 철수했고 금강제화 계열사 갈라인터내셔널의 프리스비도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국산 스마트폰의 선전으로 한때 20%를 웃돌았던 애플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진 탓이다.

애플은 당초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애플숍 개장을 요청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반면 이마트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입점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평소 애플 제품을 애용하는 '애플 마니아'라는 점도 적잖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마트와 애플은 애플숍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이마트는 애플숍을 앞세워 하이마트를 인수한 롯데마트와의 가전제품 경쟁에서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애플은 대형마트와 연계해 좁아진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끌어올리는 돌파구로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은 애플숍 개점과 별도로 현재 신세계백화점 9곳에 입점한 애플 판매점인 에이팜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이마트를 애플숍의 첫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이마트의 유통 경쟁력을 아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라며 "다만 애플 제품이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어 실제 판매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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