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인터넷업계 '성장신화' 막 내리나

지난 1∼2년간 전반적 불경기속에서도 분기마다두 자리수의 '나홀로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인터넷업계가 3분기들어 극심한 정체에 빠져들면서 인터넷업계의 '성장신화'가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인터넷 4인방' 중 하나인 네오위즈[042420]가 21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참담하다'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네오위즈는 전분기보다 매출액은 8.7%나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25억원에서1억원으로 줄었으며 경상손익과 순손익은 각각 17억원, 10억원 흑자에서 나란히 11억원, 12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네오위즈가 전분기 매출액 영업이익ㆍ경상이익ㆍ순이익 모두 두 자리수씩 큰 폭으로 줄어든 저조한 실적을 냈음을 감안하면 3분기 실적은 '최악'에 가깝다는 평이다. 인터넷업계의 '대표선수' NHN[035420]도 업계 전반을 강타한 부진의 늪을 피하지는 못해 3분기 매출액은 0.9% 증가에 그치고 영업이익ㆍ경상이익ㆍ순이익 모두 10∼20%대의 큰 감소를 기록했다. 다른 업체들이 대체로 지지부진한 실적을 냈던 전분기에도 NHN만은 모든 수치에서 두 자리수의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 최강자임을 과시했으나 이번에는 빛이 바랬다. 심지어 장터(마켓플레이스) 방식 전자상거래라는 가장 탄탄한 사업모델로 고속성장을 구가해온 옥션[043790]도 이번에는 모든 수치에서 0.7∼4.1%의 저조한 성장에 그쳐 불황앞에 예외가 없음을 드러냈다. 인터넷 4인방 중 나머지 한 곳인 다음[035720] 등 실적발표를 남겨놓은 업체들도 사정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전체 업계에 '성장정지'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양상이다. 이같이 3분기들어 업계가 부진에 빠진 것은 한국경제를 옥죄고 있는 불황의 여파가 드디어 인터넷업계까지 덮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터넷업계는 전자상거래의 탄탄한 성장, 소비자들이 여가활동에서 소비를 자제하면서 인터넷게임 등에 시간을 더 많이 쏟는 경향 등으로 불경기의 영향을 가장 덜받는 부문으로 꼽혀 왔으나 그마저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또 이 기간 여름휴가와 아테네 올림픽 등으로 사람들이 인터넷에 매달리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계절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게임부문 매출액이 17.0%나 줄어들어 업계를 놀라게 한 NHN의 관계자는 "올림픽기간 경기 중계때는 게임포털 한게임 이용자 수가 뚝 떨어졌다 중간 쉬는 시간에 큰폭으로 올라오는 흐름이 계속됐다"며 "올림픽이나 인기 드라마 등 사람들을 TV앞에 잡아두는 이슈들이 웹게임에는 큰 악재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내부적으로도 지난 7월 이후 포털사이트 검색서비스와 홈피ㆍ블로그 등 1인미디어 서비스 등에서 업체들이 새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고 수십억원씩의광고ㆍ마케팅비를 투입하는 등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진 점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KT그룹 포털 '파란'이 뛰어들면서 5개 스포츠신문과 사실상의 독점계약을 맺는 등 업계 판도가 기존 인터넷업체들과 대기업 계열사들의 '무한경쟁'으로 바뀌면서 수익성을 더욱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같은 업계 전반의 부진이 앞으로 계속될지는 대체로 그렇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NHN의 일본 게임포털 한게임재팬이 최근 동시접속자수 10만명을 기록하며 급성장하는 등 새 성장동력 확보에 성공한 업체와 그러지 못한 업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업계가 전체적으로 고속성장을 이룩해 왔으나 경쟁심화와불황의 여파 등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라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새 사업에 투자해 성과를 거둔 업체와 실패한 업체간의 차이가 이제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