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대형투자기관까지 단타기승

메릴린치등 큰 주가변동폭 활용 이익노려 뉴욕 증시에 전형적인 '트레이더 장세(trader's market)'가 펼쳐지고 있다. 기업 회계부정과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증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뮤추얼 펀드에 자금 상환을 요구,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비해 전문적인 트레이더들이 시장 변동의 이익을 노려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하루에 다우지수가 300 포인트 이상의 등락을 보이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최근 3주일째 형성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동안 데이트레이더들이 주로 단타매매에 나섰으나, 최근엔 메릴린치와 찰스스왑과 같은 대형투자기관도 수익을 내기 위해 단기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것. 전문적인 트레이더들이 노리는 수익모델은 주가 변동폭이 큰 점을 활용해 정확한 시기를 포착, 매도와 매수 포지션을 잡아 단기차액을 얻는 것이다. 이번주 들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설, 시스코시스템스의 수익 호전, 국제통화기금(IMF)의 브라질 지원 등의 호재는 트레이더들로 하여금 매수 포지션을 제공했고, 이에 앞서 AOL-타임워너 조사, 7월 고용통계등은 매도 포지션의 계기를 만들었다. 트레이더들이 단기수익을 노리며 시장에 개입하는 바람에 지난 6영업일 사이에 10% 가까운 주가 등락이 전개됐다. 이는 지난해 9월 테러 직후, 98년 LTCM 파산 위기, 87년 블랙먼데이 이후에 비견되는 진폭이다. 트레이더들의 대표적인 기법은 공매도(숏세일)로, 지난 7월 뉴욕 증시 폭락을 주도한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상적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주도한 헤지펀드들이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헤지펀드 트레이더들은 공매도를 한 후에 일정시기에 되사야 하기(숏커버링) 때문에 주가급락에 완충역할을 한다면서, 공거래가 없다면 블랙먼데이와 같이 하루에 수십%씩 하락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공매도를 알선하고 있는 숏보이닷컴에 따르면, S&P 500 지수가 3% 이상 폭락한 지난 5일과 7월의 10, 19, 22일에 가장 많은 수익을 냈으며, S&P 500 지수가 5% 상승한 7월 24, 29일에는 공매도 거래에서 손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8일 다우지수는 255 포인트 상승, 3일 연속으로 15년만에 최대 상승을 기록한 가운데 공매도 세력은 여전히 팔자 주문을 냈지만, 매수 포지션에 서있는 트레이더들에게 밀려났다고 마켓워치 닷컴은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초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하루에 공매도 거래량은 40억주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70억주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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