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달러 환율 910원대로 급락

어제 5.2원 내려 1弗=915.1원…2개월만에 최저<br>전세계 달러 약세속 수출기업 매도 겹쳐<br>전저점 913원 붕괴땐 900원 무너질수도


원ㆍ달러 환율이 910원대로 다시 떨어지면서 추가 하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져 전세계적으로 달러화가 약세이기 때문에 원ㆍ달러 환율도 당분간 하락추세를 보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 수출 호조 등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만약 전저점인 913원선이 붕괴되면 일시적으로 900원선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이후 원화가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서도 강세를 보인데다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급락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 대다수다. 한편 달러화가 유로화보다는 엔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원ㆍ엔 환율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 지속될 듯=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20전 급락한 915원1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7월25일(913원90전) 연저점을 기록한 후 최저치다. 낙폭으로는 지난달 20일 7원40전 하락한 이후 최대폭이다. 이는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추석연휴 기간 동안 눈치를 보던 환율이 하락으로 방향을 틀면서 수출업체들의 월말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도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미국 8월 신규주택판매는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기존 수정치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미국의 금융불안으로 FRB가 금리를 인하했을 때도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87년 10월19일 주가폭락 때 달러화가치는 보름 만에 마르크화와 엔화보다 각각 4.0%, 3.2% 떨어졌고 98년 8월17일 러시아 모라토리엄 사태 때는 한달간 각각 7.8%, 6.7% 하락했다. 한국 경제 내부적으로도 원화 강세 요인이 더 많다. 이원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평균 925원 안팎에서 내년에는 915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선 910원선 될 듯=하지만 환율 급락 가능성도 적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구길모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팀장은 “최근 원화 강세는 글로벌 신용 경색의 여파로 급등했던 환율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앞으로 미국발 금융 불안이 간헐적으로 반복될 때마다 안전통화로 달러화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약세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에는 경상수지의 적자로 반전, 자본수지 흑자폭의 감소,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축소,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이 발생할 것”이라며 “원화 강세가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균 환율은 올해 931원50전에서 내년 925원 정도로 내다봤다. 다만 외환 당국의 개입이 없다면 원ㆍ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900원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홍승모 신한은행 자금시장부 과장은 “연저점인 913원 부근에서는 외환 당국이 시장 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913원선이 뚫리면 다음 지지선이 없어 순식간에 800원대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ㆍ엔 환율 상승 가능성 높아=원ㆍ달러 환율과는 달리 원ㆍ엔 환율은 최근 하락세를 끝내고 중장기적으로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달러화가 다른 통화보다는 엔화에 비해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로 지역에서 정책 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한 반면 일본은 점진적이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금리인상은 ‘엔화 강세→일본으로부터 자금 유출 감소→엔화 더 강세’의 과정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현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화가 달러 약세를 주도하는 통화로 부각되면서 내년에는 원ㆍ엔 환율이 8%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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