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나라당’ 이름표가 두려워 …혼자 뛰는 후보들

4ㆍ27 재보선…한나라 후보, 정권 심판론 우려 당 지도부 지원 ‘사양’

“한나라당 이름표가 두렵습니다.” 4ㆍ27 재보선에 출마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ㆍ도지사 후보들이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지 중앙당의 지원을 거절하고 나섰다. 여론이 좋지 않은 현정권과 한 묶음으로 휩쓸리지 않기 위한 안간힘이다. 당 지도부 도움 없이 승리해야 다음 총선에서 ‘실력’을 인정받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처럼 후보들이 중앙당의 지원을 사양하자 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선거 결과가 당 지도부 교체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지금은 그저 마음만 바쁜 상태다. 5일 한나라당의 강원도지사 후보로 본격적인 유세를 시작한 엄기영 후보는 예비 후보일 때만 해도 당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지난 3월 이후 안상수 대표는 2주에 한 번씩 강원도를 찾아 ‘강원도 10대 공약’을 발표했고 후보경선대회에도 참석했다. 그러나 엄 후보 측 관계자는 “안 대표가 본선부터는 알아서 자주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야당이 정권심판론으로 공격하는데 당 지도부가 우르르 오면 중앙 정치판의 싸움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엄 후보는 그나마 박근혜 전 대표의 강원도 방문 효과를 기대하지만“눈사태 때 와야지 올림픽 유치용 얼굴 비추기가 무슨 소용인가”(강릉시 거주 박 모(26세)씨) 같은 반응이 나오는 등 100%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해을에 나선 김태호 후보 역시 철저히 지역선거를 고집하고 있다. 김해 토박이가 아닌 그로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이 지역에서 굳이 한나라당임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경남 지역의 한나라당 관계자는 “김해 주민들은 김 후보를 우리 지역 대통령을 죽인 한나라당 사람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직 당 대표인 강재섭 후보는 아예 한나라당 성토로 분당을 표심잡기에 나섰다. 강 후보는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한나라당은 처절한 헝그리 정신이 다 없어지고 날씨가 좀 따뜻하고 졸리니까 잠이나 자고 반쯤 조는 동물 같은 냄새가 난다”고 질타했다. 그는 중앙당의 지원을 “필요 없다”고 자르고 있다. 통상 임기말로 갈수록 민심이 여권에 비판적인 추세를 보였음을 감안해도 이번 재보선에서 후보들의 나 홀로 선거 의지는 여느 때보다 강하다. 각 지역 시도당에서는 강원도는 숙원사업 예산이 4년째 지지부진하고 분당을은 현정권의 경제 살리기나 공정사회론이 젊은 층의 기대에 못 미친다고 여긴다. 김해을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에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겹쳐 부글부글 끓는다고 분석한다. “정권에 대한 신뢰의 위기가 있다. 전월세와 생활물가 급등 문제 등 민심을 이반시킬 난제가 우리에게 몰려오고 있다(김무성 원내대표)”는 우려가 당 지도부에까지 퍼진 판국에 구태여 지도부를 총출동시켜 ‘여당’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는 게 후보들의 솔직한 속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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