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마스펀드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각한 코스닥 우량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물량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인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다시 매입해 소각하려고 해도 코로마스펀드가 이를 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유무상 증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4개 코스닥 우량기업들은 코로마스펀드에 매각한 BW의 워런트를 재매입, 주가를 높이려 하고 있지만 코로마스펀드가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해 협상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코스닥 A사는 코로마스펀드와 세차례에 걸쳐 워런트 재매입 협상을 벌였으나 모두 결렬됐다. 이 회사 주가는 워런트를 재매입할 경우 물량 부담이 사라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크게 올랐으나 최근 협상결렬 소식과 함께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회사 대표 K씨는 “코로마스펀드가 주가 급등을 이유로 더 많은 프리미엄을 요구해 협상이 잇따라 결렬됐다”며 “협상결렬 소식과 총 발행주식의 3분의1이 넘는 잠재 물량이 악재로 작용해 주가가 다시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가 회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유ㆍ무상증자 등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코스닥기업의 J대표는 “코로마스펀드가 재무상황이 좋지 않거나 부도위험이 높은 기업에 대해선 10%대의 수익률에 워런트를 되팔면서도 우량기업에 대해선 재매입 협상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며 “실적이 좋은 우량 회사에 대해선 100% 이상의 차익을 낸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코로마스펀드와 코스닥 우량기업간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데는 2001년 12월 발행한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가 그 원인이다. 정부가 중소 벤처기업을 살리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산업은행 보증아래 코로마스펀드를 인수자로 프라이머리 CB0(채권담보부증권)를 발행토록 하면서 워런트를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사채와 워런트를 나눌 수 있는 분리형을 발행한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진공과 산업은행은 당시 중소벤처기업 지원차원에서 프라이머리 CBO에 대한 보증을 선 만큼 당연히 워런트에 대한 콜옵션을 걸고 비분리형으로 발행해 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요구를 달지 않아 코로마스펀드만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워런트 인수자에 대한 제한도 없어 코로마스펀드가 높은 가격을 받고 제3자에 워런트를 매각할 경우 적대적 M&A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