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복지공약 후폭풍에 절규하는 프랑스 기업들

프랑스 산업계가 정부의 과도한 복지정책이 성장엔진을 꺼뜨린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프랑스의 대표 증시인 CAC4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은 31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복지예산 300억유로를 삭감하고 공공지출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루이 갈루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500억유로의 기업 감세정책이 필요하다는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프랑스 기업들의 절규는 지나친 세금폭탄과 대기업 옥죄기 정책으로 국가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지난 5월 집권한 올랑드 대통령은 일자리 늘리기 공약을 실현하겠다며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포퓰리즘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연 100만유로 이상 소득자에게 세금을 75%까지 물리고 연금수령 연령을 62세에서 60세로 환원시킨 것은 대표적인 예다. 대기업 법인세도 35%까지 올리자 기업마다 신규 투자를 축소하고 대량감원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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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정부의 딜레마는 일찍이 예견됐던 바다. 경기침체로 세수는 줄어든 반면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 15만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구제금융을 받은 푸조마저 감원에 나서다 보니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공공부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91% 수준까지 불어났고 국책연구소까지 나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0.2%대로 낮추는 등 저성장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프랑스 국민들도 뒤늦게야 사회당 지도자의 달콤한 공약이 허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당선 직후 55%를 기록했던 올랑드의 지지율은 36%까지 추락했으며 집권 이후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국민이 절반 수준에 이른다고 한다. 작금의 프랑스는 무분별한 선심성 공약이 결국 나라경제를 수렁에 빠뜨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정치권도 지금 집권만 하면 그만이라며 무책임한 대선공약을 마구잡이로 쏟아내고 있다. 우리 국민은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단단히 정신을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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