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중국 제주 투자 그들만의 리그]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 난개발 더 이상 방치 안돼… 외자유치 기준 다시 세울 것"

용암지대 등 보존할 곳도 투자유치위해 무조건 팔아치워

제동 건 드림타워·신화리조트, 中자본과 진지하게 재협의<br>정치생명 걸고 논란 마무리

제주서 '카지노 실험' 성공땐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것



"제가 정치 생명을 걸고 중국자본 등 외자유치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다시 세워 바로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최근 중국 등 화교자본의 제주투자 러시에 대한 제동 논란과 관련해 정치적 시험대에 선 원희룡(사진)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27일 밤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그는 "정치적 부담을 지고 큰 결심을 했다"며 "제주에서 무분별한 난개발 방지와 카지노 신모델 수립 등 새로운 실험이 성공하면 중앙정부나 다른 지방자치단체까지 확산될 것"이라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외자유치와 서비스 산업 개방 등 경제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중앙정부나 다른 지자체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시중의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중국 언론들이 최근 원 지사에 대해 "중국자본의 투자에 제동을 건다"며 악의적 보도를 쏟아내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원 지사는 무분별한 화교자본 유치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는 도민들의 불만과 전문가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 실행하고 있다며 운을 띄웠다.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 때문인지 상당히 피곤해하면서도 중국자본 제동 논란에 대해서는 "더 질 좋고 많은 외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논란은 2개월 내에 정리될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원 지사는 현재 6·4지방선거에서부터 뜨거운 이슈가 됐던 중국 녹지그룹의 제주드림타워 56층 건물 (1조553억원) 개발과 람정제주개발(중국과 싱가포르 50대50 합작법인)의 제주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2조5,600억원)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재협의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각각 건축허가와 사업승인이 난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건 모양새여서 원 지사의 진의에 국내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에 이익 안 되는 난개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우선 원 지사는 장시간을 할애해 자신이 왜 중국자본 투자에 대해 재검토를 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해외여행이 자유화돼 무비자 지역인 제주도에 관광객이 급증했어요. 2010년부터는 5억원 이상 부동산을 사면 영주권과 여권이 나오고 농지 등 부동산 취득이 가능해지며 투자붐이 일었지요. 미분양된 대형 콘도미니엄 사업들이 단기에 매진되고 기존 골프장도 숙박업소로 전환하고 작게 추진되던 숙박업소도 몇 배씩 규모를 늘려 신청했어요. 또 중국인들이 번화한 거리의 상가도 많이 사서 입주했지요.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는 투자유치를 위해 무조건 대규모 땅을 팔며 산간지대나 공동목장, 화산용암지대 등 보존해야 할 곳조차 난개발이 이뤄진 겁니다." 이에 따라 중국 관광객들이 쏟아져도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콘도와 가게, 여행사를 통하게 돼 제주에 떨어지는 부가가치가 크지 않은 실정이 됐다. 특히 드림타워와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모두 카지노를 추진하고 있지만 불투명한 사업계획으로 도가 이익을 볼 수 있을지 극히 의문이라는 게 원 지사의 생각이다.

"기존 도내 8개의 카지노도 깜깜이 경영으로 도가 받는 관광진흥기금이 연 150억원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서울은 카지노 한 개의 매출이 2,000억원이 넘는데 여기는 8개를 합쳐도 2,000억원이 채 안 돼요. 브로커에 매출의 50~80% 수수료가 가는데 이건 매출에 안 잡히죠. 너무 불투명하고 제주에도 별 도움이 안 돼요."

원 지사는 이어 "신화역사공원 복합 리조트는 카지노가 핵심인데 사업계획이나 건축계획에서 카지노를 쏙 빼고 신청했다가 나중에 싱가포르에서 카지노가 포함된 사업이라고 공시해 사실이 드러났다. 그래서 여러 차례 만나 카지노에 대해 싱가포르 수준의 엄격한 감독과 국제적 수준의 조세, 지역경제에 대한 재정부담, 고용과 지역 내 구매 등 사회적 책임을 담으라고 했다. 드림타워의 경우 지방선거 직전 저를 비롯한 많은 도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지사(우근민)가 56층으로 건축허가를 내줬으나 주변 건물이 15층 정도인데 너무 높고 1층과 꼭대기층에 카지노가 들어오는데 카지노 계획도 다시 세워야 하고 30 몇 층 정도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드림타워를 하는 녹지그룹이 신청한 서귀포의 헬스케어타운(1조130억원)은 도에도 효과가 커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외자유치에서 옥석을 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교자본들과 진지하게 협의 중 2개월 내 논란 종식=원 지사는 "홍콩이나 중국 투자자들이 처음에 (재협의 요구를) 예측 못 하고 워딩(말)이 세다고 생각해서인지 혼란스러워했다"며 "지금도 소송제기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법대로 하자면 투자자도 할 게 많지만 우리도 (인허가권 등) 할 게 많아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 원 지사는 화교자본들과 수차례 만나 진의를 설명하고 설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화롭게 개발하자는 도민의 여론과 상호이익이 되는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며 진정성 있게 대했더니 투자자들도 진지하고 협조적입니다.

신화역사공원 복합개발사업자 측에는 진실된 사업계획과 건축계획을 내고 도와 합의하라고 했더니 수긍하면서 빨리 진행해달라는 단계까지 협의 중이고요. 드림타워도 층수를 낮추고 카지노 계획을 잘 담아 내라고 공을 넘겼는데 좋은 쪽으로 답이 올 겁니다." 그는 이어 "카지노라는 도박장을 열어줬으면 세금도 제대로 걷고 관리도 투명하게 해야 한다"며 "기간을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2개월 내 논란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중국언론의 부정적 보도로 중국자본의 투자 움직임이 주춤한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논란이 마무리되면 더 질 좋은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원 지사는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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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새로운 카지노 실험이 성공하면 전국으로 확산될 것=원 지사는 새로운 카지노 실험과 관련, "제주가 시범사업을 해서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중앙정부와도 협의를 깊숙이 진행하고 있다"며 "제주도 조례로 정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먼저 하고 국회에서 법을 바꿔 할 수 있는 부분은 정부가 협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안전행정부와 새누리당 일부에서도 카지노 수익에 10%의 레저세를 부과해 지방의 열악한 재정을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원 지사는 "중앙정부에서는 카지노 사업의 허가를 빨리 내주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감독기구를 만들고 조세체계를 정비하는 것을 전제로 빨리 진행할 것"이라며 "카지노에 붙는 세금이 마카오가 수익의 40%, 싱가포르가 30~35%인데 제주도 등 우리나라에서는 30%가 조금 안 되는 선까지 올라가도 카지노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는 특별자치도로서 일정한 자치권이 주어져 있고 뜨거운 이슈가 돼 제주에서 먼저 실험에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슴과 뇌를 짜서 외자 옥석가리기 노력… 진정성 알아줬으면"

●원희룡 지사의 소신

"저는 가슴과 뇌를 짜서 결과물을 냅니다. 제가 정치생명을 걸고 외자유치에 대한 옥석을 가리려고 하니까 '왜 저러나'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 진정성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여권의 차기 잠룡 중 하나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27일 밤 서울경제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거듭 진정성을 강조했다. 도와 투자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자본의 제주투자에 대한 제동 논란을 일으키는 중국 언론도 부담스럽고 카지노를 빨리 허가해주기를 바라는 중앙정부의 눈치도 있지만 적당히 타협할 문제가 아니라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는 무분별한 외자유치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한편 중앙정부에 관련해서도 "우는 아이 젖달라는 식으로 의존적으로 나가기보다는 지역에서 새로운 실험을 통해 대통령이나 정부에서도 벤치마킹해 전체 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산업인 전기차, 소방헬기, 말 산업, 용암해수 연구사업 등 많은 미래 먹거리를 추진하고 구상하고 있지만 역시 창의적 해법으로 접근해야 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소신을 갖추기까지에는 원 지사가 정치권에서 쌓은 내공이 뒷받침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2000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에게 픽업돼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남경필 경기지사,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당시 개혁파로 우뚝서며 '남원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특히 그는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독일 등 유럽에서 6개월, 중국에서 6개월을 각각 공부한 뒤 귀국해 정치개혁 운동을 대대적으로 펴려던 참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요청을 받아 전격적으로 제주지사로 턴했다. "고향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기도 했고요. 중국에서 연수할 때 그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체득한 것이 최근 중국자본과 협상하는 데 육감적으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중앙정치에서 잔뼈가 굵은 것도 제가 대차게 나갈 수 있는 요인이고요."

그는 세월호 정국에 대해서는 "야당은 투쟁 논리 틀을 벗어나야 하고 여당은 끊임없이 공공성과 포용력을 발휘해 보수혁신을 하고 청와대는 서민·민생에 대한 확고한 콘셉트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력 △1964년 제주 △제주 제일고 △서울대 법학과 △사법고시 34회 △서울·여주·부산지검 검사 △16·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사무총장,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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