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우디 특별전/홍관의 동부건설 사장(로터리)

스페인이 낳은 금세기 최고의 천재적인 건축거장 가우디 특별전이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다. 성 가족성당, 구엘공원, 밀라저택 등 그의 대표작들이 모형과 각종 소품, 사진 등으로 선보이고 있는 전시회장을 돌아보는 관람객들의 눈길마다에는 진한 감동의 흔적이 역력하게 느껴진다.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비정형의 환상적인 공간에 현란하고 다양한 색채의 도자기 파편이 이루어내는 모자이크의 조화는 한없이 부드럽고 몽상적이기까지 하다. 오직 그 시대의 기술과 재료만으로 만들어낸 상상을 초월하는 예술성의 극치에 연신 탄성을 금치 못하는 관람객들과 필자 역시 그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공간세계에 흠뻑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과연 무엇이 위대한 가우디의 세계를 가능하게 했을까. 안토니오 가우디라는 인물의 탁월한 천재성, 예술혼 그리고 종교적인 경지에 이르도록 치열한 구도자적 장인정신에 대해서는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부러운 것은 그의 천재성과 예술혼이 뿌리내리고 활짝 꽃 피울 수 있도록 기름진 문화적 토양이 아닌가 싶다. 특히 여러 세대를 이어가며 건축물을 올리는 것이 선진 외국에서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니지만 성 가족성당은 착공한지 1백년이 넘도록 아직 시공중이며 앞으로도 완공되기까지는 수십년의 세월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이미 감동스럽기만 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경외에 가까운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필자는 과연 다리를 세우고 집을 짓는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이고 건설업의 궁극적인 이상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의 참담한 현실을 자성하고 씁쓸하게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개발연대 이후 우리의 국민적 구호(?)가 되어버린 「빨리빨리」는 건설행정에서 치명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10년안도 내다보지 못한 계획, 전시행정에 의한 촉박한 공기를 가지고 지을 수밖에 없는 건축물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가우디가 오늘의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우리가 그 걸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결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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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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