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일제히 중소기업 및 소호(SOHOㆍ개인사업자) 대출 리스크 수준을 점검하는 한편 신용카드 회원유치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리변동 위험이 적은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16일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의 과당 경쟁을 경고한 직후 은행들은 신용카드 부가 서비스 혜택을 축소하는 한편 중소기업 대출 점검 등을 통해 건전성을 높여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회원 모집에 크게 기여한 ‘우리V카드’의 적립 서비스를 일부 축소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현금서비스 5,000원당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1마일 또는 1만원당 골프 1야드(7,000야드를 적립하면 골프장 1회 이용)를 적립해줬으나 오는 6월부터는 이를 전면 중단한다. 또 고객 경품 행사와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20% 할인 등의 사은행사도 취소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또 우수리 투자 서비스 도입도 백지화하기로 했다. 우수리 투자 서비스란 고객이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입금할 때 발생하는 잔돈을 추가로 결제하면 은행이 일정 금액을 보태 지정된 펀드 계좌에 자동 입금해주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대출 리스크 평가 등을 통해 건전성을 높여나가는 한편 3개월 단위의 변동금리 위주로 판매되는 주택담보대출 영업 행태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고정금리 대출 상품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중소기업대출과 신용카드 분야에서 건전성에 보다 무게를 두고 보수적인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 및 소호 대출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 신용평가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정교한 소호 리스크평가 모델을 마련한 후 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대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자금 용도를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감독위원회는 과도한 중소기업 대출 확대와 신용카드 회원 유치 등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시장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은행별 실태도 점검할 계획이다. 또 금감원은 은행의 카드 할당 판매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제재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