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달이자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서울지역 각 공연장이나 극단 등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뮤지컬과 발레 작품들을 풍성하게 마련, 관객맞이 채비를 하고 있다.특히 이번 공연들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IMF 여파로 인해 얄팍해진 주머니 사정을 감안, 각 입장료들이 1만5,000원에서 3만원선으로 부모들의 부담을 줄였다.
우선 매년 5월 어린이들을 위한 무대를 마련한 MBC와 SBS가 대형뮤지컬「공룡대모험」(24일~5월5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과 「미녀와 야수」(24일~5월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각각 선보인다. 이어서 문예회관이 첫 기획공연으로 「문훈숙과 함께 하는 이야기발레 & 동물의 사육제」(30일~5월5일, 문예회관 대극장)를 무대에 올리고 정동극장이 상설레퍼토리「나무꾼과 선녀」(5월3일~30일, 정동극장)를 한달간 공연한다.
특히 「공룡대모험」과 「미녀와 야수」는 같은 날 개막되는 데다 작품 성격이나 대상 관객 등이 비슷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먼저 「공룡대탐험」(김광휘 극본, 이종훈 연출)은 공룡을 무대 형상화해 그 속에서 일어나는어려움과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줄거리를, 「미녀와 야수」(김상열 극본, 강대진 연출)는 야수가 된 왕자와 미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 둘 다 관객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 위한 양측의 전략 또한 흥미롭다.
「공룡대탐험」은 다양한 공룡과 꽃, 나비요정 등의 캐릭터를 살린 150여벌의의상에 2억년전 공룡시대의 땅이 갈라지고 불기둥이 솟아오르며 늪 속에서 거대한공룡이 나타나는 장면 등을 재연한 무대미술이 주무기.
뮤지컬 안무가 김성일이 선보이는 공룡들의 역동적이고 다양한 춤동작과 아프리카 토속 리듬에 삼바풍의 분위기, 하드록 등을 접목시킨 작곡가 최종혁의 음악이 가세한다.
이에 맞서 「미녀와 야수」는 영화의 특수분장기법을 사용, 야수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 「걸어다니는 시계」 「춤추는 포크와 빗자루」 「말솜씨가 뛰어난 찻잔」 같이 물건을 의인화한 장면 등을 통해 어린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는 구상.
뜀틀을 이용한 점프와 격투를 벌이면서 추는 늑대춤 같은 박진감 넘치는 동작과어린이뮤지컬에서 처음 선보이는 SBS예술단의 라이브 음악(김정택 작곡) 등도 이 작품의 대표 전략이다.
여기에 신세대 인기가수와 뮤지컬 스타들이 출연하는 것도 두 작품의 공통점.
「공룡대모험」은 가수 양 파와 뮤지컬가수 주성중을, 「미녀와 야수」는 가수박지윤과 최창민을 각각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공연시간 :「공룡대모험」 오후 4시·7시(02-368-1515), 「미녀와 야수」 오후 3시·6시( 02-369-2912).
한국적 정서가 담긴 설화를 소재로 한 뮤지컬 「나무꾼과 선녀」는 정동극장이 10년간 상설공연을 목표로 97년부터 무대에 올리고 있는 상설 레퍼토리. 이 작품은 오은희 극본·각색에 러시아 공훈예술가 이고르 야쿠센코가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은 한·러 합작품.
작품 전반에 흐르는 관현악 선율과 아리아, 용마가 하늘을 날고 선녀가 지상에 내려와 목욕하는 장면 등 환상적 세트와 무대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번 공연에선 러시아 출신 마리나 예코블레바가 선녀 역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하고 김동찬·박인옥·손해선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5시, 토·일요일 오후3시·6시. (02)773-8960
문예회관의 「문훈숙과 함께하는 이야기발레 & 동물의 사육제」는 81년 개관이후 대관 위주로 운영돼 왔던 문예회관의 첫 기획공연. 「발레의 아름다움, 어떤 기본 동작들로 이뤄질까요?」의 주제로 발레의 기본동작에서부터 명장면들이 문훈숙(유니버설발레단 단장)씨의 해설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50분간 진행될 이 코너에서는 「백조의 호수」2인무, 「호두까기 인형」중의 중국춤등 발레명장면들이 보여진다. 그런후 사자왕의 행진, 느릿느릿한 거북이, 암탉과 병아리 등 동물들의 재미난 춤·묘기가 있는 발레「동물의 사육제」(카미유 생상 음악, 로이 토비아스 안무)가 30분간 공연된다. 문예회관은 공연예술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5월5일 어린이날에는 결손가정, 생활보호대상 가정 등의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무대로 꾸민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공휴일 오후3시30분· 7시30분. /박연우 기자 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