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에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열풍이 불고 있다.
25일 출판계에 따르면 어려운 과학ㆍ인문서적의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용으로 등장했던 스토리텔링이 최근에는 재테크ㆍ자기계발 등으로 확산되면서 출판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경제경영서 부문 톱 10에 오른 책 중 스토리텔링을 적용한 책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스토리텔링은 베스트셀러 경제경영서의 필수 기법으로 자리잡았다.
2000년 발간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진명출판 펴냄)를 시작으로 2003년에는 '선물' '아침형 인간' 등이 히트를 쳤고, 최근에는 출간된 지 두 달이 채 넘지 않아 18만부가 판매된 '청소부 밥'(위즈덤하우스 펴냄)이나 최근 발간돼 일주일 만에 인터넷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60위 권에 오른 '에너지 버스'(샘엔파커스 펴냄) 등 스토리텔링형 자기계발서의 약진은 계속되고 있다. '누가 내…''선물' '아침형 인간' 등은 100만부이상 판매된 초베스트셀러로 스토리텔링형 자기계발서의 가능성을 열었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메시지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기법을 의미한다. 최혜실 경희대 교수는 "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되어진 것'이라는 과거형이 아니라 이야기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 공유 즉,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 포인트"라며 "공감대가 형성되면 줄거리가 진부하고 상투적이라도 독자들은 '바로 내 이야기'로 인식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은 디지털 매체로 의사소통을 하는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즐기는 인터넷 롤프레잉 게임 세대는 가상세계의 재미와 놀이성을 현실세계로 확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지루하고 딱딱하게 인식됐던 재테크와 자기계발서에 이야기가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정연 흐름출판사장은 "스토리텔링은 출판계는 물론 음식점 메뉴에 적용할 정도로 활용 가능성이 큰 기법"이라며 "개인의 감성을 자극하고 추억을 떠올리게 해 구매를 쉽게 결정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을 적용한 책은 메시지가 명확하며, 독자를 가르치는 대신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특징을 갖는다. 동물이나 회사원 등 주인공이 등장하는 우화형식과 극적인 반전구조로 돼 있다는 것도 공통점.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기업 마케팅에서 스토리텔링이 필연적인 만큼 이를 차용한 책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