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 프랑스 좌파정부의 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10일 오는 2000년 1월1일부터 고용증진을 위해 주당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조스팽 총리는 이날 고용증진과 노동시간 및 임금문제를 다루기 위해 프랑스 사상 처음으로 열린 노사정 「정상회담」에서 기업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0년부터 주당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할 것임을 선언했다.
조스팽 총리는 이를 위해 내년초부터 관계당사자간에 협상을 시작, 주당 35시간근무제 채택을 위한 입법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35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더라도 39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된 기존 임금은 변화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스팽 총리는 주당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기업들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98년부터 근무시간을 최소한 10% 이상 단축하는 기업들에 대해 국가보조금이 지급될 것이라면서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종업원 1인당 연 9천프랑(약1백40만원), 그리고 근무시간을 35시간보다 훨씬 더 단축하는(예를 들어 32시간) 기업에 대해서는 최고 4천프랑(약60만원)이 추가로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스팽 총리의 이같은 35시간 근무제 도입 방침은 대체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노조측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경영자측은 즉각 이에 대한 반대입장을 천명했다.
사용주측을 대표한 프랑스 경영자협회(CNPF)의 장 강두와 회장은 조스팽 총리의 35시간 근무제 도입방침을 『이성에 대해 이념이 승리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주당 35시간 근무제는 고용 뿐 아니라 유럽단일통화 참여와 사회적 대화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두와 회장은 『우리가 전투에는 패했으나 전쟁에는 진 게 아니다』면서 35시간근무제 철회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동총동맹(CGT)과 노동자의 힘(FO), 민주노조(CFDT) 등 이날 회의에 참석한 프랑스 주요 노조대표들은 조스팽 총리의 방침에 지지를 표명하는 한편 CNPF측의 반대입장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사용주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노조원들에게 단호한 행동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