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금융 해외 파견 인원 줄인다

"해외직원 비용 국내 직원 4배 수익 후퇴 현 상황과 맞지 않아"<br>다른 은행들도 줄줄이 감축


은행원 사이에서 해외 주재원은 선망의 대상으로 꼽힌다. 일단 경쟁률 자체가 매우 높다.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 내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실제로 일부 은행에서는 비서실 같은 핵심 부서에서 일했던 행원들에 대해 일종의 보은 인사로 해외 지점으로 보내주는 관행이 아직 남아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런 관행도 점차 흐려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 저금리 기조 및 잇따른 수수료 절감으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처한 시중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 발령 인력의 축소 조치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해외 근무 문턱이 높아지면 그만큼 선발 인력의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국내 직원을 해외에 보내면 국내에서 인력을 활용할 때보다 비용이 네 배가량 더 드는데 지금처럼 수익성이 후퇴한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이어 "해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직원들에 대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신한은행은 앞으로 단계적으로 해외 발령 인력을 축소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의 말대로 시중은행들은 이미 해외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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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해외 점포(지점+사무소+현지 법인)은 142개로 1년 만에 6개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지점과 사무소가 각각 3개씩 늘었다. 이에 반해 해외 근무 임직원은 1,279명으로 같은 기간 52명이 줄었다. 해외 점포는 늘었지만 파견 인력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빈 자리는 현지 인력이 채웠다. 6월 말 현재 현지 채용 인력은 1,161명으로 1년 전(771명)에 비해 50.6% 늘었다. 시중은행들이 현지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현지 인력을 크게 늘린 결과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선 하나은행이 중국에서 현지인 출신 지점장을 다수 채용할 정도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해외 점포 인력을 현지 인력으로 다수 채우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얘기도 나온다. 아직까지는 서울 본점과의 협업이 중요한 데다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담보되지 않으면 인적 리스크에 따른 금융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베이징에서 만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지화 인력 활용이 성공하기 위해선 업무적인 실력과 로열티를 모두 갖춰야 하는데 그런 인력을 키우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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