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원40전 급락한 달러당 1,086원70전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에도 4원 내린 1,099원10전에 마감해 3주 만에 1,100원선이 깨지기도 했다.
통상 국제 금융시장이 위축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며 원화는 약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특히 15일과 16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약 8,000억원을 순매도해 원화가치 하락 압력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유가하락으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부각, 강세를 보였고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16일 오후3시 현재 원·엔 환율은 전일과 보합세인 100엔당 927원22전(외환은행 고시 기준)에 거래됐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유가하락으로 우리 경상수지 흑자 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원화강세에 일조했다"고 진단했다. 또 원유 수입대금을 위해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던 정유업체들이 유가하락으로 이전보다 달러 매입규모를 줄이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린다. 손 연구원은 "한국시간으로 18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오고 신흥국 금융시장도 출렁여 원·달러 환율은 방향보다는 일정 범위 안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 연구원은 "최근 나온 미 베이지북에서 미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FOMC에서 다소 매파적인 발언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커져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방향성은 위쪽"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