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위융딩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소장,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경부 차관이 한목소리로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이익에 경도된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을 촉구했다.
19일 중국 베이징대학과 사회과학원,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이 베이징대학에서 공동 개최한 ‘국제금융체제 개편:아시아의 시각’ 국제 콘퍼런스에서 세 참석자들은 미국에 예속적인 IMF 운영시스템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IMF 개혁과 아시아 지역안전망’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지난 50년간 새롭게 변한 국제경제 실정을 IMF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여전히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고수하고 있다”며 “신흥개도국의 경제적 위상이 크게 달라진 만큼 미국ㆍ유럽 중심의 낡은 의사결정체제가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확산은 IMF의 잘못된 처방 때문으로 이에 따라 과도한 희생이 초래됐다”고 말한 뒤 “아시아 위기의 핵심은 동아시아 지역의 지역협력기구나 긴급구호장치가 미비한 데서 찾을 수 있다”며 “AMF 등 동아시아의 지역통화협력기구 창설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IMF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좌우되는 잘못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IMF의 아시아 위기에 대한 처방이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위 소장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최대 채무국인 반면 미국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서 나타나듯 글로벌 금융위기의 최대 진원지가 됐다”면서 “이렇게 달라진 현실을 반영해 IMF의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