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형 리더십 프로그램 도입한 에이펙스 글로벌 숀 힐 대표

"극한 상황서 인성체험하면 학업 포기 등 극복 큰 도움"

심리 테스트 통해 인성·성격 맞춰 시행

阿 킬리만자로 등서 팀원들과 극기 훈련

참가학생들 리더 바꿔가며 책임감 키워



"한국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는 우수하나 자신감과 열정·공감 등 인성·정서적 영역에서 취약한 데는 자기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동료들과 함께 극한 상황에 부딪힘으로써 나를 알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명문 와튼비즈니스스쿨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활용되는 리더십 프로그램을 한국 실정에 맞춰 도입한 에이펙스 글로벌 리더십센터의 션 힐(35·사진) 대표는 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우울증 등 한국 학생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웃도어 환경에서 인성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에이펙스의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등에서 팀원들과 극기 훈련을 통해 학생들의 리더십과 자아 인식, 공감·소통능력·자기절제, 그룹 의사결정 등 비인지적 요소들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김용 세계은행 총재 또한 한 포럼에서 한국 학생들은 자신감·공감능력·열정·신념 등 비인지적 요소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한국 교육은 수학·언어 시험 등 인지적 능력을 키우는 데 치우쳐 있는데 창의성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인지적 요소와 비인지적 요소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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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상황 속에서 리더십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흔히 해병대 캠프 등 군대체험을 생각하기 쉽다. 션 힐 대표는 '에이펙스 리더십 프로그램'이 갖는 차별점으로 개개인의 인성이나 성격에 맞춰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것과 사후 관리를 꼽았다. 보통 리더십 캠프 같은 경우 참가자들의 성향은 다양해도 이를 훈련하는 방법은 한 가지다. 하지만 에이펙스는 사전에 심리유형검사(MBTI) 테스트 등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참가자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고 이어지는 훈련에서도 이를 고려해서 개개인에게 다른 체험의 기회를 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학생들은 8명이라는 소규모 팀으로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아시아 히말라야 K2, 미국 알래스카 국유림 등을 체험하게 된다. 체험에서 리더는 이들을 이끄는 인솔자가 아니라 참가하는 학생이다. 학생들이 매번 리더를 번갈아 맡으며 의사결정부터 역할분담까지 모든 것을 계획한다. 또 체험이 끝나고 나서도 그 학생의 리더십 요소 발전은 물론 장래 설계 계획에도 함께해 사후 관리가 가능하다.

극한 환경을 체험하는 만큼 안전 문제도 선결과제다. 션 힐 대표에 따르면 그는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국립센터인 'National Center for Outdoor & Adventure Education'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들이 요구하는 안전 기준을 맞췄다. 전세계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인증·관리·감사하는 전문기관 8곳 중 하나다. 또 지도교사들은 아웃도어 교육 전공자들로 최소 5년 이상 경험의 아웃도어 프로그램 지도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아웃도어 프로그램인 만큼 안전에 가장 우선순위를 뒀다"며 "안전 기준 충족은 물론 프로그램 진행 장소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전 위험에 대해 모두 숙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 역시 와튼비즈니스스쿨 재학 시절 학교에서 진행한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해 2주간 남극대륙을 횡단한 적이 있다. 매일 진행되는 25㎞ 장거리 도보 횡단과 험난한 날씨에 모두 지친 가운데 팀원들과 갈등을 겪고 또 자신이 리더가 돼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신이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그는 이 경험이 자신의 평생 삶에 있어 방향을 정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왜 이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울증이나 중도 학업 포기 등 한국 학생들의 문제는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이 외국인인 점이 오히려 한국적인 틀에 매이지 않고 새로운 리더십 프로그램의 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역시 "성장하면서 가정 형편이 좋지 못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 크게 달라졌다"며 "내가 받은 것들을 환원하고 싶어 한국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프로그램이 비용상의 문제로 원하는 학생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 것을 걱정해 리더십 프로그램을 파견할 때마다 8명 중 1명에게는 장학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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