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강] 사용시간 제한·규칙적 생활을

국내 인구 중 10~40대의 30% 정도가 경ㆍ중증의 인터넷 중독증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다 심장마비로 숨지거나 인터넷 채팅으로 가정 불화를 부르는 일은 이제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신경정신과 전문가들은 국내 인터넷 인구 중 738만명 정도가 경ㆍ중증의 중독증상이 있는 것으로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통신문화재단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정에서 PC를 이용하는 시간은 평균 2시간40분이었고 하루 5~6시간 이용하는 가정도 많았다. 이러한 가정은 인터넷 중독에 대해 잠재적인 위험을 갖고 있거 나 이미 중독 단계에 와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 이다. 대전선병원(www.sunhospital.com) 신경정신과 김영돈 과장은 “인터넷 중독은 몰입과 집중이 라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일단 반감을 갖고 부정적인 관계로 악화되기 쉽다”면서 “적정 수준에서 컴퓨터를 유익하게 이용하도록 생활습관을 바꿔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 다. 인터넷 중독은 니코틴ㆍ알코올 등 물질적인 중독과 달리 행동 지향적 중독 으로 중독여부 측정결과에 대해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중독자들이 결 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도 강해 치료역시 어려운 실정이다. 김 과장은 “인터넷중독증이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 할애해 채팅을 하면서 대인관계를 현실보다는 주로 사이버 공간에서 편하게 가지려는 사람들에게 많다”면서 “상당수가 충동조절장애를 보이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에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인터넷중독증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답답하거나 무료할 때 인터넷에 접속하고 싶어하고 접속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느낀다. 접속해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작업능률은 떨어지고, 접속을 안 하게 되 면 뭔가 불안하고 초조하다. 마치 이 메일이 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도 하고 늘 접속하는 커뮤니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 하는 금단증상이 생긴다. 도박을 할 때 패를 보기 전에 긴장이 고조되다 막상 패를 보는 순간 긴장이 해소되면서 쾌감을 느끼듯 접속하기 전에는 긴장이 고조된다. 하지만 접속 후에는 긴장이 순간적으로 해소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편안한 마음을갖는다. 중독 가능성이 높은 증상은 ▦평상시에 인터넷에서 했던 말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만족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 사용하며 ▦인터넷 사용을 자제하려고 결심 하지만 반복적으로 접속하는 경우다. 김 과장은 “인터넷을 중단하려고 할 때 불안ㆍ초조ㆍ우울감을 느끼거나 인터넷 때문에 가족관계가 서먹해지는 것은 위험신호”라면서 “인터넷에접속하는 시간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하거나 우울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해 소하기 위해 인터넷을 찾게 된다면 중독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중독증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우선 본인이 중독에 걸렸다는 것을 인식하고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경우인터넷을 강박적으로 찾게 되는지를 알아보고 유발요인을 제거하면서 알람 이나 타이머를 이용해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울이나 불안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다양한 일상생활에 관심을 갖고 잠자는 시간을 컴퓨터 때문에 방해 받지 말아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컴퓨터 앞에서 전화를 받거나 마시고 식사를 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아래 내용 중 한가지만 해당되더라도 인터넷 중독증이 의심되는 요소를 갖추었다고 본다. ◇하루도 빠짐없이 인터넷을 사용한다=업무상 매일 사용하는 것은예외. 그밖에 하루라도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을 경우 뭔가 허전한 느낌이든다. ◇접속한 후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른다=무아지경에 빠져 다른 일은까맣게 잊는다. 새벽을 맞고 밤을 새우는 것은 다반사. ◇외출빈도가 점점 줄어든다=컴퓨터와 노는 시간이 즐겁다 보니 극 히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식사시간이 점점 줄고 모니터 앞에서 음식을 먹기도 한다=인터넷 에 빠지면 식사시간도 아깝다는 느낌을 갖는다. 빨리 끼니를 때우려니 식사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터넷에 과도한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을 부인한다=알코올 중독자 대부분이 자신이 환자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주위 사람들이 모니터 앞에 너무 오래 앉아 있다고 핀잔을 주고 가족 관계가 서먹해진다=알코올 중독과 일맥상통한 것이나 자신은 못 느끼는데 가족이나 직장동료 등이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전자우편상자(메일박스)를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한다=이 메일이 와있을 것 같아 수시로 메일박스를 열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메일이 없으면 실망하기도 한다. ◇직장ㆍ가정 일로 피곤하거나 바쁠 때도 인터넷은 접속한다=가정의 일이나 직장업무가 산적해 있는데도 휴식하는 기분으로 인터넷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가족이 집에 없을 때는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넷에 접속한다=인터넷을 할 때는 가족도 귀찮은 존재로 여긴다. 집에 아무도 없으면편해진다. 박상영 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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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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