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봇 수술, 비싸고 효과 크지 않다"

"전립샘암 수술 등 우수성 입증 안돼"… 무용론 불거질듯<br>보건의료연구원 보고서

새로운 수술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로봇수술법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라 고가의 비용부담에도 대형 병원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로봇수술법에 대한 무용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은 15일 최근 시행이 증가하고 있는 로봇(다빈치)수술의 안전성, 유효성을 검증한 근거평가보고서를 발간했다. 로봇수술은 의사가 메스 등이 달린 '다빈치'라는 로봇 팔을 원격 조종해 수술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질환에 적용이 늘고 있다. 기존의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에 비해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충분치 않아 일부에서는 고가의 비용, 안전성 등을 놓고 논란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보의연은 그동안 로봇수술과 기존 수술을 비교한 국내ㆍ외 연구 171편을 통해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수술법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우수할 가능성에 대한 주장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진 전립샘암 수술의 경우 현재까지 장기 생존율, 재발률, 심각한 부작용 등과 같은 주요 지표에서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차이가 있다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입원기간이 짧고 출혈량도 적으며, 개복수술에 비해서는 수혈요구량이 감소하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고서는 로봇수술 후 1년 이상의 장기 추적 관찰을 한 연구는 거의 없었고 재발률ㆍ사망률 등을 포함해 각 수술 분야에서 기대되는 주요 지표를 보고한 문헌도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로봇수술은 수술방법에 따라 500만~1,200만원의 비용이 들어 기존 수술법에 비해 2~6배 비싸고 건강보험 혜택을 못 받아 환자 부담이 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로봇수술 비용이 기존 복강경수술의 1.5배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빈치 로봇의 대당 가격은 약 30억~40억원, 연간 유지비용은 약 2억~2억5,000만원으로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초기 도입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연간 150~200건(월 평균 15건) 이상의 수술을 해야 유지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번 보고서로 인해 효과가 불충분함에도 앞선 의료기술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환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로봇수술을 두고 의료계 안팎에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연구책임자인 신채민 보의연 부연구위원은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수술법 개발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로봇수술이 표준 의료기술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기존 수술에 비해 어떠한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체계적인 임상연구를 통해 근거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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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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