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같지만 너무 탐나는 배역이예요""진희요, 너무 탐나는 배역이었어요"
20일부터 방송 예정인 MBC 새 월화드라마 '선희진희' 야외 촬영지 부근에서 만난 탤런트 김규리(22ㆍ사진). 상반된 성격의 두 여주인공 중 처음부터 점 찍어 둔 배역이 있었냐는 질문에 두 눈을 빛내며 냉큼 답한다.
MBC 사극 '홍국영'의 부진으로 긴급 투입된 '선희진희'는 순수하고 이상적인 '선희'와 현실적이고 성공 지향적인 '진희'를 대비시켜 이들의 인생 여정을 조명해 갈 드라마.
타이틀 롤을 함께 연기할 '선희'역은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을 통해 주연급으로 급부상한 신인 탤런트 손예진(21)이 맡았다.
"둘 중 저랑 비슷한 성격을 꼽으라면 진희일 것 같아요. 진희는 무턱대고 악한 캐릭터가 아니예요. 성공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거짓말도 하지만 그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죠 "
96년 '신고합니다'로 데뷔한 김규리는 이후 영화 '여고괴담''산전수전''가위', 드라마 '장미와 콩나물' '팝콘'등에 출연해 왔다. 가장 최근 작품이 영화 '리베라 메'였음을 감안할 때 6개월 이상 활동을 중단한 셈이다.
"그동안 푹 쉬었어요. 면허도 따고 친언니가 있는 호주도 다녀오구요. 또 그간 못 본 비디오도 많이 봤어요.
매일 밤 두 편 정도는 본 것 같으니 수십 편 이상을 봤을 거예요"좋아하는 배우를 꼽으라니 미모에 파워를 겸비한 '캐서린 제타 존스'라는 대답이 뒤따른다. 여성이 봐도 매력적인 캐릭터란다. 하지만 이어지는 대화의 소재는 어느새 드라마로 돌아와 있다.
"그러다 복귀하는 작품인데. 영화 한 편이랑 이 드라마를 놓고 솔직히 며칠 밤을 갈등했어요.
영화도 여형사가 등장하는, 꼭 해보고 싶었던 액션물이었거든요. 하지만 진희의 매력에 끌려서.시청자들께도 진희가 악역처럼만 보이는 게 아니라 내심 이해가 가고 동정이 되는 인물이 아닐까 하는데요"
TV 방송을 영화로 가는 코스처럼 생각하는 현실에서 굳이 방송을 다시 택한 이유를 묻자 영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 된다.
"영화만 해야겠다 방송만 해야겠다 그런 게 어디 있겠어요, 배우라면 최적의 작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요.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