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규제완화 계기 '수출드라이브' 주문

■ 정부.종합상사 수출전략회의삼성-반도체 조기 세대교체 정부가 22일 종합상사 수출확대 전략회의를 연 것은 규제완화를 계기로 수출전위 부대인 종합상사의 해외마케팅역량을 독려해 수출분위기를 다잡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무역업계가 제기한 수출관련 제도개선 건의가 대폭 수용됨에 따라 종합상사의 수출역량이 보다 강화된 것을 하반기 수출확대로 연결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정ㆍ재계 간담회를 통해 종합상사에 대해 ▲ 부채비율 200% 탄력 적용 ▲ 해외지사별 지급보증한도제의 본사총액관리제 전환 등 무역업계의 숙원사항을 대부분 수용했다. 수출업계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했으니 종합상사가 그만큼 수출신장에 노력해달라는 주문인 셈이다. 실제로 이날 회의는 정부가 특별한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기왕의 수출시책을 설명하고 동향점검한 뒤 종합상사의 분발을 촉구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와 관련,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은 종합상사들의 수출비중이 줄어들고 수출증가율이 전체 수출증가율 감소보다 더 하락한 실태에 우려를 표명했다. 상사의 수출비중은 지난해 47.2%에서 올들어 5월까지 39.6%로 떨어졌다. 또 수출증가율의 경우 전체 수출이 2.2% 감소한 데 비해 종합상사의 수출증가율은 무려 18% 하락했다. 이에 대해 종합상사들은 수출부진의 이유로 반도체 등 주력제품의 경기위축 등 외부변수 외에도 해외마케팅 조직과 인력감축과 같은 내부요인도 적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하반기에는 달라진 수출환경을 바탕으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화답했다. 산자부는 종합상사가 다시 뛴다면 월평균 52억달러 규모의 7개 상사수출액이 5억달러 가량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삼성은 원가 이하로 내려간 64메가 D램 생산을 조만간 중단하기로 하고 그때까지 생산비중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대신 256메가 D램의 생산확대를 앞당겨 반도체 세대교체를 조기 단행할 방침이다. 또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 시장의 경기회복에 대비, 축소한 해외마케팅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고 LG는 투자와 연계한 플랜트 수주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는 벤처기업과의 협력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본사 내 벤처조직을 별도로 두고 해외법인과 지사별 유망제품 전담 인력을 보강하며 ▲ 해외 마케팅 ▲ 투자유치 ▲ 해외네트워크 활용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뉴욕ㆍLAㆍ도쿄ㆍ베이징ㆍ두바이ㆍ프랑크푸르트 등 9곳의 거점지역을 선정하고 거점별로 유망 벤처기업 5~6개와 공동 사무실을 운영할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의 수출부진 원인이 정부의 지원이 뒤따르지 않아서가 아니라 세계경기 침체라는 '외풍'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이 당장 회복세를 탈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6월 들어서도 수출증가율은 -12.6%(20일까지 누계)로 바닥권을 맴돌고 설상가상으로 무역수지도 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종합상사의 해외마케팅 강화 다짐에도 불구하고 워낙 해외경기가 불투명한 탓에 인력 및 조직확충계획을 제대로 밀어부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설령 '수출 드라이브'를 걸어도 지역적으로는 미국, 상품별로는 정보기술(IT) 의존도를 개선하지 않는 한 '외풍'이 불면 수출전선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게 수출한국의 현주소라는 지적이다. 권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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