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단행된 조현오 경찰청장 체제의 첫 수뇌부 인사는 경찰대와 비경찰대 출신으로 갈라진 조직을 안정시키고 다가올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대비하자는 두 가지 뜻이 담긴 포석으로 정리된다.
이번 치안정감 인사의 핵심은 경찰대 1기 출신의 윤재옥 경기청장이 승진인사에서 완전히 배제된 점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조현오식 ‘성과주의’에 항명파동을 일으킨 경찰대 1기 출신의 채수창 전 강북서장의 사건과 더불어 권력투쟁 조짐을 보인 경찰대, 비경찰대 논란이 이번 인사에 직접 반영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찰대 1기의 선두주자를 낙마시키면서 경찰대의 집단 움직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공정한 사회’를 화두로 제시한 MB정권에 발맞춰 특정집단의 권력화를 견제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기획통’으로 인정받으며 경북영일 출신으로 이른바 ‘영포라인’으로 분류된 경찰대 1기 출신 이강덕 부산청장을 경기청장으로 발탁한 것은 경찰대 출신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경찰대 2기 출신의 박종준 경찰청 기획조정관을 경찰청 차장인 치안정감으로 승진시킨 점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 인사는 조직안정과 함께 G20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대비한 측면도 크다. 조 청장이 자타가 공인하는 ‘경비통’이다. 이번 인사에서 ‘정보통’으로 꼽히는 경찰간부 후보(28기) 출신 이성규 경찰청 정보국장을 서울청장에 내정하고 11월 국가적 대사에 손발을 맞출 방침이다.
특히 치안감 승진ㆍ전보 발령은 철저히 G20에 맞춘 포석으로 설명된다. 먼저 임승택 경찰청 G20기회팀장은 치안감으로 승진하면서 경찰청 경비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신두호 서울 경비부장(경무관)은 서울청 차장으로 승진했다. 또 조 청장의 오른팔로 불린 김인택 서울청 경무부장은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으로 승진하면서 치안감대열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