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인도 부동산시장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의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대출 금리가 올라가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인도의 부동산 시장은 급속한 경제성장 및 중산층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말까지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부동산 가격 지수인 봄베이증권거래소(BSE) 부동산지수가 약 70% 하락하는 등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의 건설사들은 무료주차권이나 상품권에서 BMW자동차까지 사은품으로 내걸고 고객유치에 매달리고 있지만 별 소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들은 주택 구입이 줄면서 이제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려면 20~25%의 고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CB리처드 엘리스의 안슈만 마가진 회장은 "부동산 시장 전체가 신용경색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기의 여파는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도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키우고 있다. 인도 ICICI은행의 바이드야나탄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등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 수가 확 줄었다"고 전했다. 인도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센섹스지수는 2년 만에 최저 수준인 11,300포인트 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 정부는 외국인 투자제한을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중이다. 화폐가치도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8일 뭄바이 시장에서 인도 루피화는 달러당 48루피에 거래됐다. 뭄바이의 부동산중개업체인 센트럼 브로킹은 금융위기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향후 수년간 인도의 부동산 가격이 25~30%가량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