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언어로 번역돼도 이해되는 보편적인 내용의 영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그런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홍콩 누아르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영화 '무간도'의 마이자오후이(사진)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제3회 서울국제충무로영화제의 '충무로 오퍼스' 부문에 좡원창 감독과 공동 연출한 '절청풍운'이 초청돼 영화제를 찾은 것. 지난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난 마이 감독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보편적인 이야기를 서술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마이 감독은 2003년부터 류웨이창 감독과 함께 연출했던 '무간도' 시리즈로 홍콩 누아르의 부활을 일으켰다는 기대를 받았지만 이후 연출한 '상성:상처받은 도시' '이니셜D' 등의 실패로 누아르의 부활은 신호탄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이 감독은 "무간도는 홍콩 누아르의 부활이었다기보다는 전환점이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홍콩 영화의 현실은 달라졌다. 다른 분야의 산업이 그렇듯 세계와의 경쟁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마이 감독은 홍콩 영화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이야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홍콩 누아르는 총탄을 남발했다"며 "지금은 과거 100발이었던 총탄이 2발 정도만 남았다. 총탄이 이야기가 돼 남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대사가 다른 언어로 번역해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영화의 경우 류칭윈ㆍ구톈러ㆍ우옌쭈가 맡은 역을 장동건ㆍ배용준ㆍ정우성이 맡아도 이야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마이 감독은 한국 영화시장에 대해 "굉장하다는 말을 우선 하고 싶다"며 "홍콩은 영화가 잘돼도 20만명 정도의 관객이 드는데 한국은 500만∼800만명이 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감독 중에서는 봉준호 감독과 같이 일해보고 싶다"며 "그는 영화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어디서나 성립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기교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