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0월12일] 알렉산더 스튜어트


구매. 소비생활의 기본이다. 요즘은 여가활용 기능도 갖고 있다. 경제의 역사가 곧 매매(賣買)의 역사일 만큼 오래된 구매활동이 언제부터 유쾌한 여가 시간이 됐을까. 스튜어트(Alexander T Stewart) 이후부터다. 1803년 10월12일, 아일랜드 북부 리즈번에서 태어난 그의 초년은 불우했다. 생후 3주 만에 부친을 여의고 세 살 때 모친의 재혼으로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간신히 고교과정을 마친 후 직물판매원을 거쳐 생모를 찾아 뉴욕에 도착한 게 15세 무렵. 이때부터 인생이 풀렸다. 고임금 영어강사 자리를 얻고 부호의 딸도 만났다. 조부가 남긴 뜻밖의 유산 1만달러도 받았다. 공부 대신 사업을 택한 그는 1823년 첫 가게를 차렸다. 규모는 작았지만 스튜어트 상점의 특징은 화려함과 낮은 가격. 입소문을 타고 사업을 키우던 그는 1848년 뉴욕 중심가에 3층짜리 대형 매장 ‘마블 팰리스(Marble Palace)’를 열었다. 대리석 영업장의 호사스러움과 레스토랑ㆍ패션쇼까지 제공하는 마블 팰리스 덕에 쇼핑은 단순한 구매에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1862년에는 세계 최대의 주철구조 건물이던 8층짜리 백화점 ‘아이언 팰리스’를 세우며 개인 납세 1위에도 올랐다. 백화점 우편판매도 그가 효시다. 현대백화점의 원형이 여기서 나왔다. 재무부 장관에 지명될 정도로 명망을 쌓은 그는 사망(1876년) 때까지 삶의 마지막 기간을 관직 대신 자선에 쏟았다. 기근을 맞은 유럽 각국에 곡식을 보내고 군대와 지역사회에 막대한 재산을 기부했다. 종업원에게는 더욱 많이 베풀어 초창기부터 30년을 그와 함께 일한 근속사원 6명은 유산의 10%를 받았다.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 자본주의의 바탕에는 이런 사람들이 깔려 있다. ‘존경할 만한 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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