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2월 26일] <1630> 조셉 퀴노


중국과 벨기에ㆍ프랑스. 어디가 가장 앞섰을까. 금메달 레이스가 아니라 자동차를 처음 만든 곳이 어디냐는 문제다. 중국은 1,100년께 자동차가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벨기에 사람들은 중국에 파송된 예수회 소속 선교사 베르비스트가 1768년 증기자동차를 만들었다고 믿는다. 어느 것이 맞을까. 둘 다 정설이 아니다. 중국의 주장은 문헌 자체가 빈약하다. 실존 여부가 불분명한 베르비스트의 차는 크기가 65㎝ 정도여서 자동차로 간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초의 자동차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차는 1769년 프랑스에서 나왔다. 발명자는 니콜라 조세프 퀴노(Nicolas-Joseph Cugnot). 1725년 2월26일, 프랑스 북동부 뮤즈에서 태어난 퀴노는 공병장교로 근무하던 중 대포운반 장치를 개발하라는 명령을 받고 1769년 작동 가능한 증기삼륜차를 만들어냈다. 1년 뒤인 1770년 퀴노는 무게 2.5톤짜리 확대형을 제작해 운행했다. 퀴노의 차량은 커다란 가마솥같이 생긴 보일러를 앞에 배치해 운전이 불편했으나 4톤 무게의 대포를 끌 수 있었다. 주행시험에서는 4명을 태우고 시속 3.62㎞의 속도로 움직였다. 문제는 최초의 자동차가 낸 최초의 사고. 성벽을 들이받아 화재를 낸 사고 이후 프랑스는 실험을 중단했다. 실용화에는 실패했어도 퀴노는 1772년부터 600리브르의 발명연금을 탔다. 프랑스혁명 발발로 연금이 취소돼 가난하게 살던 그는 포병용 차량의 가능성에 주목한 나폴레옹의 초청을 받고 파리에 간 직후인 1804년, 79세로 숨졌다. 퀴노가 좀 더 오래 살았다면 자동차가 보다 일찍 실용화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퀴노는 그래도 아주 불운하지는 않다. 발명품이 박물관에 보존되고 최초의 자동차 발명가로 기억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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