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잘 팔리는 라면에 포함된 나트륨이 국내 기준치에는 적합하지만 국제기준에 비해 과다하게 포함돼 있어 짠맛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이 단체가 식품의약품안전청 공인기관에 의뢰, 최근 3년간 식품공업협회 통계상 국내 판매순위 10위권 내 들었던 라면 11개 제품의나트륨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8개 제품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넘어섰다.
나트륨이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은 `왕뚜껑'(한국야쿠르트)으로 면발에 610㎎,스프에 2,110㎎이 포함돼 WHO가 제시한 1일 섭취 기준치(1,968㎎ㆍ성인 기준)의 138%로 분석됐다.
선진국의 나트륨 1일 섭취 기준치는 미국이 2,400㎎(FDAㆍ美식품의약국), 영국이 1,600㎎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식약청 영양표시 관련 규정에 따라 3,500㎎로 정해져 있다.
나트륨을 과다하게 먹으면 고혈압과 심장병ㆍ혈관질환ㆍ위염ㆍ골격계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학계에서는 성인이 하루에 나트륨 500㎎정도만 섭취하면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어 `辛라면 큰사발'(이하 농심)이 2,620㎎으로 WHO 기준치 대비 133%였고 `새우탕 큰사발'이 2,350㎎(119%), `안성탕면'이 2,320㎎(118%) 순이었다.
`짜파게티'(이하 농심)와 `辛라면컵', `육개장 사발면'은 1,150∼1,780㎎으로 WHO 기준을 밑돌았다.
그러나 조사대상 라면 11개 제품 모두 국내 기준치 3,500㎎엔 못미쳤다.
이번 조사에서 짠맛이 나는 스프에 나트륨이 대부분 함유됐다는 일반적인 추측과는 달리 면발에서도 라면 1개 전체 나트륨량의 최고 46%가 검출됐고 포장재가 봉지인지 용기형인지는 나트륨 함유량과 크게 관련이 없었다.
서울환경연합 측은 "짠 음식이 많은 우리 식단의 특성상 나트륨 섭취가 과잉될우려가 있는 데다 우리나라 라면소비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건강을 해칠 우려가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국내 나트륨 섭취 기준량은 WHO의 1.75배로 높기 때문에 이를 국제수준으로 낮추고 어린이나 청소년 건강 보호를 위해 `나트륨 과다섭취 주의' 경고문을 식품 겉면에 명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심 관계자는 "한국 식단이 짜고 맵게 먹는 습성이 있어 그런 방향으로 제품을개발하는 측면은 있는데 식품업계에서도 건강문제를 고려, 국제적인 기준치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나트륨 과다섭취 주의 경고문 표시 여부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