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본궤도 진입 가시화남북경협이 오는 25일 경제실무회담을 계기로 크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보(국정원장)와 김용순(金容淳) 김정일 국방위원장 특사(노동당비서)가 25일 경제실무회담 개최와 이달 말 북한 경제시찰단 남한 파견을 확정, 남북 경협이 본궤도에 올랐다.
특히 6·25동란 이후 처음으로 남북 국방장관급회담을 이달 말 열기로 최종 합의해 경협 활성화가 가시화하고 있다.
◇경협 제도적 인프라 구축=남북은 25일 이정재(李晶載) 재경차관 등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서울이나 금강산에서 경제 실무회담을 열어 경협의 제도적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국내외 기업들이 북한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게 해 상호이익을 얻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부터 해결과제로 꼽힌 제도적 장치는 북측의 유보적인 태도로 2차 장관급회담에서야 이달 중순 개최하기로 합의됐으나 이번에 며칠 늦춰져 최종 확정됐다.
정부는 이와 관련,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 협정 체결, 청산결제 마련, 분쟁조정기구 설립 등을 합의서 형식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투자자의 자유로운 경제활동 보장, 경협과정의 분쟁해결 창구 마련, 내국간 거래에 입각한 과세범위 결정, 기준 화폐를 정해 일정 기간 단위로 대금을 결제하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경제 실무회담에서 대북식량 차관 지원도 논의하는 등 경협과 식량 차관지원 연계도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경협 제도적 장치가 연내 마무리될 것이 확실시된다.
◇北 경제시찰단 남한 방문=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2차 장관급 회담에서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에게 밝힌 『이른 시일 내 경제시찰단 파견』계획이 이달 중 이뤄진다.
경제관료와 기업인, 학자 등 15명 규모의 시찰단은 5박6일 가량 머물며 남측의 산업시설을 견학하고 기업인을 면담해 남측의 고도성장 모델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또 남한 기업인들과 전력 등 에너지 분야와 도로·항만·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공단조성, 정보통신과 전자산업 협력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등 대북 투자 활성화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전경련 등 경제단체를 비롯 기업들과 세부 일정을 짜고 있다.
◇사상 최초 국방장관급 회담=26일께 홍콩 등 제3국에서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과 김일철(金鎰喆)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국방장관급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군사 직통전화 설치와 군사훈련 참관, 정보교류 등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구축의 토대가 마련돼 경협 확대를 위한 정치군사적 환경이 조성된다. 국방장관급회담은 군사공동위원회 가동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경의선 도로 회담=남측은 이달 중 차관보급을 수석대표로 5명의 대표단을 구성, 북측과 경의선 철도연결, 문산~개성간 4차선 도로 개설을 협의할 방침이다.
우선 지뢰제거와 비무장지대(DMZ) 공동관리 등 군협력방안을 비롯, 북측이 요청할 경우 침목 및 레일 공사 등에 필요한 기자재·기술·인력·자금 지원 방안 등이 협의된다.
특히 문산~개성 도로개설은 현재 남북이 합의한 개성공단 조성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된다. 앞서 남측은 7일 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바 있는데 18일 기공식을 갖고 내년 9월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고광본기자KBGO@SED.CO.KR
입력시간 2000/09/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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