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격동하는 동북아와 대선


운명적 순간이 다가왔다. 18대 대선은 다양한 측면에서 그 의미와 의의를 따져볼 수 있다. 격동의 시대로 접어든 동북아에서 선보여야 할 통일외교안보 리더십도 그 중 하나다. 1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와 김정은 체제의 등장으로 시작된 동북아ㆍ미국 정치권의 변화는 대만 마잉주 총통의 재선,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귀환, 미국 버락 오마바 대통령의 재선, 중국 시진핑 체제 등장, 일본 자민당의 압승과 아베 신조 총리의 복귀로 막바지에 와 있다. 남은 것은 한국의 12ㆍ19 대선이다.

지정학적 딜레마-새 기회 기로에


이러한 시간적 조우는 우연이지만 그 저변에는 동북아의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거대한 마그마가 꿈틀거리고 있다. 북한은 세계에서 9번째로 핵무장을 하고 10번째로 우주 클럽에 가입한 군사강국이지만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김정은은 세계 최연소 핵보유국 지도자다.

유일 초강대국으로 불리던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약한 상태에 있다. 반면 중국은 150년간 '치욕의 역사'를 딛고 재부상에 성공하고 있다. 초조해진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로의 귀환'을 슬로건으로 내걸어 '미국의 세기'를 연장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봉쇄전략으로 간주하는 중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큰 변수가 아니지만 미국과 양대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푸틴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동방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본은 20년간의 장기침체와 동일본 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사고, 중국과의 영토 분쟁 등을 거치면서 정치 실종 및 우경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결과는 아베 신조 정권의 재탄생으로 나타났고 아베의 일본은 전후 가장 극우 정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는 역사상 가장 좋은 대외적 환경을 안고 출범했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와 북한의 호응에 힘입은 6자회담의 진전,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오바마 행정부 및 유연한 대외정책을 표방한 일본 민주당 정권의 등장,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구축된 한중관계의 질적 발전, 가스파이프와 철도 연결에 의욕적이었던 러시아, 중국-대만 관계 발전에 따른 양안 문제 안정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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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고 한미동맹에 올인, 한중관계에 금이 가게 했다. 또 러시아와의 지경학적 관계 구축의 기회를 잃고 한일관계도 널뛰기를 거듭해 한국의 입지를 크게 축소시켰다. 대한민국이 재도약할 수 있는 사다리를 걷어차는 바람에 한국은 또다시 동북아 지정학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

12ㆍ19 대선은 '잃어버린 5년'을 딛고 코리아의 지정학적 딜레마를 지경학적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느냐를 판가름할 역사적 길목에서 실시된다. 따라서 지난 5년간 더욱 날카로워진 한반도의 철조망을 거둬내고 유라시아 대륙을 향해 웅비할 수 있는 지혜와 의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거센 파고 헤쳐나갈 리더 뽑아야

그 출발점은 내년으로 60주년을 맞는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는 데 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넘어 20년간 한반도를 짓눌러온 핵 문제 해결의 중대한 모멘텀을 만들어내고 지정학적 오랏줄을 지경학적 네트워크로 전환시키며 세계 냉전을 완전히 종식시킨다는 역사적 의미를 품고 있다.

한반도는 겸손함을 품은 자신감, 소통을 통한 공감 능력, 정책과 비전의 조화 속에서 격동의 동북아 시대를 해쳐나갈 실력과 매력을 겸비한 지도자의 탄생을 원한다. 평화ㆍ번영과 복지를 원한다면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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