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용카드 도난 피해액 카드사 60% 부담"

"카드사, 위험분산 및 사고방지 조치 취했어야"

신용카드를 도난당했을 경우 도난신고 직전까지범인이 인출한 피해액은 카드사가 약관상 보상책임이 없더라도 60%를 부담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부(신성기 부장판사)는 26일 신용카드 도난사고로 피해액을 떠안게 된 대학 교직원 장모ㆍ김모씨가 카드사들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범인이 현금서비스로 빼돌린 액수의 60%인 1천여만원을 돌려주고 범인의 카드 대출금에서 같은 비율만큼을 원고들의 채무에서 공제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인은 다른 대학 교직원들을 상대로 유사범죄를 저지른데다 원고들의 신용카드로 돈을 인출할 당시 비밀번호를 한번에 입력했다는 점에서피고들이 관리하는 회원정보에서 비밀번호가 유출됐을 개연성이 높은 만큼 책임을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들은 도난신고 이후에 발생한 피해액만 회사가 보상하고 비밀번호 유출에 따른 책임은 모두 회원이 진다는 약정을 들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경제적 약자인 회원들에게 사고방지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연회비 등으로 카드사고 위험부담을 분산시키고 각종 사고방지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도난사고 당시 장씨는 문을 잠그지 않고 사무실을 비웠고 김씨는 다소 뒤늦게 카드 도난신고를 한 점, 원고들 모두 대학교 학번이나 주민등록 번호 등을 이용해 비밀번호를 만들어 범인이 쉽게 번호를 예측할 수 있게 한 점 등 과실이 인정되므로 피해액의 40%를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2002년 8월 충북의 G대학에서, 김씨는 다음달 수원 A대학에서 각각 사무실을 비운 사이 동일인으로 보이는 범인에 의해 여러장의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도난당했으며 범인은 이들이 사건 당일 카드분실 신고를 하기 전까지 현금서비스로 1천800여만원을, 카드론 대출 등으로 2천700여만원을 대출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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