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마약범으로 몰리자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북한공작원으로 변신해 수년간 탈북자와 국정원 직원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북한산 필로폰의 대량유통을 시도한 50대 남성이 공안당국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는 25일 북한 보위사령부 여성공작원에 포섭돼 북한의 해외공작원으로 활동한 김모(55)씨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99년 필로폰 밀반입사범으로 몰리자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북한 공작원 김모(49ㆍ여)씨에게 포섭돼 평양을 방문하는 등 중국에서 북한의 해외공작원으로 활동했다.
김씨는 북한으로부터 ▦탈북자납치ㆍ유인 ▦국정원 직원 정보수집 ▦북한산 필로폰 판매경로 타진 등의 지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씨는 2000년 탈북자와 이산가족상봉을 돕던 브로커 이모씨를 중국폭력배를 동원해 납치했으나 중국 공안의 급습으로 납북에 실패했으며 북한의 외화벌이사무소로부터 필로폰 2㎏을 받아 한국ㆍ중국ㆍ일본의 조직폭력배 등에게 샘플을 제공하고 50㎏ 이상의 밀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로폰 밀거래가 성사됐을 경우 30%는 북한의 당 자금으로 납부되고 나머지는 공작비로 사용될 예정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북한 내 반혁명•반국가분자 색출 등의 활동을 하던 보위부가 2000년대 들어 중국 내 한국인 포섭, 대남정보 수집과 같은 공작활동을 하는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마약을 생산하고 유통하려 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