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더블 클릭] 시진핑의 만두 정치


엘리펀트맨(elephant man)이라 불리는 이가 있었다. 온몸은 물론 얼굴까지 종기로 가득찬 흉측한 모습에 모두가 기피했던 인물. 그에게 흰옷의 인물이 다가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입맞춤했다. 전세계에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 주인공은 프란치스코 교황. "거리로 나가 파장을 일으켜라. 교회도 거리로 나가라"는 말을 남긴 그를 사람들은 '낮은 곳으로 내려온 교황'이라 부르며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년이 지난 2004년 3월까지 한 번도 재래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집권 초반 지지율이 떨어지자 참다못한 수석 비서관 한 명이 재래시장 방문을 건의했지만 대답은 'No'. "내가 가서 (상인들의)손을 잡아준다고 해서 재래시장이 살아나겠는가"라는 게 이유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돌아온 결과는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이었다.

관련기사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아래로부터 소통이 안 된다면 위로부터라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과 53명의 당원으로 출발한 중국 공산당이 27년 만에 대륙 전체를 집어삼킬 수 있었던 것은 '민가를 떠날 때 모든 문짝을 제자리에 놓기'와 같은 8대 규칙으로 농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소록도를 직접 찾아가 한센인의 손을 잡고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에 가슴 아파했던 육영수 여사는 역대 최고의 영부인으로 추앙받는다.

△한 장의 사진을 두고 인구 13억의 중국이 들썩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예고도 없이 베이징의 한 식당을 찾아 줄을 서서 21위안(약 3,600원)을 내고 만두를 사 먹는 장면이 그것. 사진도 기자를 불러 일부러 연출한 어색한 모습이 아니라 네티즌이 찍은 그야말로 생생한 현장이었다. 최고 권력자면서도 낮은 곳에서 소통하려는 그의 모습에 환호하는 중국인들을 보면 국민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는 정치가 그리 어렵고 힘든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송영규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