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형 클러스터가 희망이다] <2> 한국형 모델 창조하자

'업종별 미니 클러스터' 적극 육성할만<br>공동 연구개발·마케팅등 산학협력 인프라 갖춰야<br>국가·지자체 지원은 필수



벤처기업의 요람 미국의 실리콘밸리. 한 해 생산효과는 3,500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인 7,857억 달러의 절반에 이른다. 세계 최고의 클러스터이자 미국 경제성장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본사를 둔 도요타자동차. 45개 대학과 30개 연구기관, 8개 기술지원단 등 다수 지원기관과 설비와 물류를 맡고 있는 121개 업체, 일반기계 및 철강 등 5만 여 제조업체가 한데 모인 세계 최고의 자동차 클러스터를 주도하며 일본 경제의 부활을 주도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해왔다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날로 격렬해지고 있다. 특히 자국의 경제여건을 고려한 산업 클러스터 없이는 그 나라의 산업, 나아가 국가의 미래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각국의 클러스터 구축 및 활성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 미국을 비롯해 일본 등의 선진국은 이미 1960년대부터 국가적인 핵심과제로 자국형 산업 클러스터를 육성, 세계적인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전상헌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장은 “21세기 국가 경재력은 자국형 산업 클러스터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는데 각국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한국형 클러스터 육성을 서둘러야 하는 것도 이 같은 까닭”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형 대표 클러스터 육성해야= 반월ㆍ시화 혁신클러스터추진단은 출범한 뒤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우량 중소기업과 영세 소기업이 미니클러스터 활동을 기반으로 산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첨단부품소재 전문단지로 변신, 한국형 대표 클러스터로 성장한다는 것. 채병용 반월ㆍ시화혁신클러스터추진단 처장은 “세계적인 클러스터 어느 곳에도 없는 업종별 미니클러스터 활동을 통해 1,500개 업체가 참가할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의 대표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PCB미니클러스터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경기도 안산시 성곡동 시화단지에 위치한 연성회로기판(FPCB) 장비업체 세호로보트산업은 FPCB의 품질향상을 위한 공동기술개발 과제를 제안해 9,000만원의 개발자금을 지원받아 산업기술대학교와 함께 FPCB 커버레이 가접기를 개발,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회사 김세영 사장은 “그 동안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하던 것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정밀도가 높아 국내 FPCB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밀화학 미니클러스터 참여기업인 제약원료 개발업체 대희화학은 지난해 하반기 고혈압 치료물질 개발과제 사업자로 선정돼 8,000만원의 개발자금 지원과 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고혈압치료제 원료인 레르카니디핀(Lercanidipine)을 개발, 올해만 10억원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황성관 개발부장은 “대학과 연구소 등과 공동과제 수행을 통해 연구개발과 상품화 이후 마케팅 전략까지 미니클러스터의 활동이 경영활동이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특성 고려한 한국형 클러스터로 발전시켜야= 원주 의료기기단지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전문화된 단계별 산업협력 체계다. 이를 기반으로 중앙 정부의 지원이 아닌 대학과 지자체가 지역활성화를 위해 자생적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한 한국형 클러스터라는 것. 권동희 원주클러스터추진단 과장은 “원주는 실리콘밸리 초기와 유사한 단계를 거치고 있어 7개 혁신클러스터 가운데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산업단지”라며 “정부의 대폭적인 자금지원만 있다며 오는 2012년까지 입주업체 170개 사와 3,000여 명의 고용효과가 기대될 만큼 지역특성 고려한 한국형 클러스터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용 첨단컴퓨터 분석장비를 생산하는 의료기기업체 메디칼써프라이. 지난 15일 원주시 문막읍 동화첨단의료기기단지에서 본사 공장 및 연구소 준공식을 가졌다. 서울 가락동의 본사를 원주로 이전, 생산 체계를 갖춘 것. 본사를 원주혁신클러스터로 이전한 배경에 대해 김광민 사장은 “전국 산업단지 중에 의료기기업체가 성장하기에 가장 적합한 산학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특히 싼 임차료와 비싼 검사장비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국내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진단용 엑스선 장비업체 리스템도 지난해 12월 입주했다. 대학과 지자체가 중심이 돼 대학과 연계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연구인프라에 만족해 부평에서 본사와 연구소를 이전해 왔다. 이전 뒤에는 연세대 원주캠퍼스 방사선학과와 산학협력 교류를 통해 공동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며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문창호 리스템 대표는 “처음에는 본사를 이전하는데 많은 연구원들이 반대했고 떠나기도 했지만 이곳 의료기기단지의 수준 높은 산학협력 체계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은 오히려 최첨단 신제품을 만드는데 아주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형 모델' 반월·시화-원주 클러스터
■반월·시화
10개 업종·14개 분야 7,500개사 입주
17만명 고용 '국내최대 中企집적단지'
■ 원 주
연세대·원주시 앞장 '자생적 출발' 특이
2013년 세계5대 의료기기단지 부푼 꿈
전국 7개 산업단지에 혁신클러스터추진단이 출범한지 1년5개월이 지난 지금 반월ㆍ시화 및 원주 혁신클러스터는 대표적인 특성화된 한국형 클러스터 모델이자 산업경쟁력 및 성장가능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곳. 반월ㆍ시화는 기존 산업단지 인프라를 기반으로 최고의 산업경쟁력을 갖춘 업종별 미니클러스터를 가동하는 가장 독창적인 산업단지로, 원주는 차별화된 의료기기 업종이 자생적으로 형성돼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미니클러스터를 운영하는 산업단지로 각각 꼽힌다. ◇반월ㆍ시화 혁신클러스터의 추진전략= 수도권의 대표적인 혁신클러스터로 부품소재산업의 핵심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반월시화공단. 지난해말 기준으로 7,500여 개 업체가 입주해 17만 여명을 고용하는 국내 최대의 중소기업집적단지다. 2013년까지 매출 1,000억원 이상 업체 150개와 100억원 이상 업체 2,000개 육성, 20만 명의 고용효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클러스터 사업이 시작된 뒤 10개의 업종별 미니클러스터와 14개의 전문분야별 서브미니클러스터를 구축, 600여 기업과 대학 및 연구소와 1,00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다른 클러스터와 달리 수도권의 이점을 살려 산업기술대학 등 학계와 생산기술연구원 등 연구소, 코트라 등 15개 지원기관과 협의회를 운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30여 개에 이르는 미니클러스터의 분야를 절반 이하로 대폭 축소, 글로벌마켓에서 통하는 업종으로 육성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예산지원 확대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단지로 전환, 첨단부품소재의 공급기지로 거듭날 계획이다. 최영기 반월ㆍ시화클러스터추진단장은 "오는 2013년까지 생산 80조원, 수출 400억 달러의 산업효과를 유발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성공적인 클러스터 추진을 위해 미니클러스터를 10개로 대폭 축소, 선택과 집중의 방식을 도입해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주 혁신클러스터의 비전= 10년 전만해도 변변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하나 없던 군사도시로 잘 알려진 원주. 그러자 이젠 최첨단 의료기기 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입주기업 수가 75개사로 생산 1,350억원, 1,000여명의 고용효과가 예상된다. 수출도 8,200만 달러로 지난해 보다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장 지역 특성이 고려된 한국형 클러스터다. 반월ㆍ시화 혁신클러스터의 100분1 규모에 불과하지만 '자생적 출발'이라는 차별적인 성장배경은 7개 혁신클러스터의 모델로 꼽히고 있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와 원주시가 손잡고 의료기기산업 특화를 내걸며 '창업-기술개발-생산' 지원시스템을 구축했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클러스터사업은 산학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창업보육센터부터 소규모 임대공장(태장의료산업단지), 전용공장(동화의료산업단지)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산업 생산체계는 다른 클러스터와 차별화 되는 점. 시작단계에서 부정적이던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이 이제는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다. 지난해 5월에는 독일 지멘스가 공장을 건설하기로 해 외국기업 유치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윤형로 원주클러스터추진단장은 "가장 한국적인 클러스터 모델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오는 2013년까지 생산 1조2,000억원, 수출 8억 달러의 규모의 세계 5대 의료기기 산업단지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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