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6.5%로 0.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6.25%를 뛰어넘는 것이다. 이로써 인도네시아 기준금리는 지난 2011년 10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전날 통화정책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8%에서 8.5%로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브라질은 최근 3번의 통화정책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렸고 총 인상폭도 1.25%포인트에 달했다.
양국이 이처럼 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것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다. 인도네시아의 물가상승률은 6월 5.9%를 기록해 중앙은행 권고 마지노선인 5.5%를 넘어섰으며 정부는 연말까지 최대 7.8%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의 지난달까지 12개월 물가상승률도 6.7%를 기록해 2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중앙은행의 권고치인 6.5%도 넘어섰다. 이들 국가의 물가가 오르는 것은 미국의 출구전략 공포로 화폐가치가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문제는 기준 금리 인상이 하락하고 있는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6.02%로 2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브라질의 1ㆍ4분기 경제성장률 역시 전년동기 대비 1.92%를 기록하며 정부의 예상치인 3%를 크게 밑돌았다. 5월 산업생산(계절조정 후) 전월대비 증감률도 -2%를 기록하며 이전치(1.8%)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1.1%)를 크게 밑돌아 2ㆍ4분기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양국 중앙은행의 이런 노력에도 각국 화폐가치 하락 및 물가상승이 쉽게 제어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6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상했음에도 루피아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도 "브라질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8월과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9.25%까지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브라질 화폐가치가 미국의 출구전략 공포로 계속해서 떨어질 경우 기준금리가 두자릿수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들이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6.6%에서 5.8%~6.2%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5%로 대폭 낮췄다. 노무라의 토니 볼폰 이코노미스트도 종전의 2.5%에서 1.6%로 크게 삭감하며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외환이 추가로 유출된다면 브라질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